[영천 마을이야기] 소박한 시골마을, 예술을 잉태하다
[영천 마을이야기] 소박한 시골마을, 예술을 잉태하다
  • 김상만
  • 승인 2015.08.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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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별별미술마을

전국서 손꼽히는 미술작가 50명 작업新몽유도원도-다섯갈래 행복길 조성

코스별 역사·이야기 담은 예술품 설치

5개 성씨 집성촌으로 정자·서원 풍부

산·실개천·기암절벽 등 수려한 경관

눈길 끄는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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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는 공기 맑고 한적한 시골마을 화산면 가상리와 화산1·2리, 화남면 귀호리 일대를 공공미술로 새롭게 단장해 ‘영천 별별미술마을’이 탄생했다. 사진은 마을 전경.
대자연의 평화로운 모습은 일상의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술품을 보고 감탄하는 순간, 때로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미소 짓기도 한다. 삶의 쉼표 역할을 하는 자연 풍광과 예술작품을 보며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영천 별별미술마을’로 떠나보자. 공기 맑은 한적한 시골마을 길을 걷고,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다.

◆ 수려한 마을에 미술을 입히다

경북 영천시는 ‘마을미술 행복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화산면 가상리와 화산1·2리, 화남면 귀호리 일대를 공공미술로 새롭게 단장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곳이 바로 ‘영천 별별미술마을’이다.

별별미술마을 조성 당시 전국의 역량 있는 미술 작가 50여 명이 팀을 구성해 석 달간 마을에 머무르며 작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들은 ‘신 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이란 콘셉트로 마을의 예술작품과 문화유산 연계 루트를 만들어 다섯 개의 길을 꾸몄다.

그 길은 △걷는 길 △바람길 △스무골길 △귀호마을길 △도화원길이다. 오행적 순환의 원리, 마을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낸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다섯 개의 길을 따라 걷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면서 마을의 이야기와 예술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다. 거대한 동네 미술관을 감상하는 이색 탐방의 기회다. 이렇듯 걸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동안 일상의 스트레스는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 걷는 재미가 쏠쏠한 산책길

다섯 갈래 행복길 가운데 ‘걷는 길’은 가상리 마을을 중심으로 걸어서 골목골목 숨어있는 예술작품을 찾아보는 산책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 친구의 별자리를 찾아보고 자유롭게 감상하며 재미를 누리는 ‘별자리 부조 벽화’와 버려진 옛날 마을회관을 새 단장해 가상리 마을 역사를 관람케 해놓은 ‘우리동네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과 마을주민의 수다방인 ‘바람의 카페’, 자연을 끌어 다 놓은 ‘빈집 갤러리 마루’, ‘알록달록 만물상’ 등 다양한 작품에 빠져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람길은 바람의 자전거, 아트자동차를 타고 마을을 커다랗게 한 바퀴 도는 동네 미술관 길로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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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마을답게 버스정류장도 예쁘게 꾸며 놓았다. 작품명은 ‘풍선을 타고 떠나는 환상여행’이다.
이 길의 버스정류장을 아기자기하게 도색해 예쁜 방처럼 꾸며 놓았다. 지붕에는 바람에 날리는 듯한 풍선꾸러미가 매달려 있다. 이곳 정류장에서 동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절로 미소가 번진다.

시골 버스정류장에 바람이라는 조형적 요소를 덧입힌 ‘사랑방 정류장’에 앉아 느긋함을 느껴 봐도 좋다. 농촌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일상을 벽화로 표현한 ‘신(新)강산무진도’ 등의 작품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고 지나온 삶을 찬찬이 되돌아보게 된다.

◆ 여유로운 예술 감상에 힐링은 ‘덤’

스무골길은 역사와 풍수로 이 마을의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생태역사예술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의 작품인 수달 관측소에서 마을의 아늑한 풍경을 내다보며 일상의 지친 마음을 잠시 잊어보는 건 어떨까. 가끔 출몰한다는 수달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순간이 될 것이다.

가상교 다리에 위치한 ‘바람소리’ 작품은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조형물과 바람이 관을 통과하며 울리는 풍경소리가 나는 조형물이다. 자연 경관과 잘 어울리는 이색 볼거리다.

귀호마을길은 지방문화재인 귀애고택에서 역사와 어우러진 예술작품을 만끽하는 보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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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hoto/first/201508/img_172978_1.jpg'저하늘 별을 찾아/news/photo/first/201508/img_172978_1.jpg'라는 작품으로 한 번쯤 별을 따고 싶었던 동심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 만든다.
긴 사다리에 올라선 아이가 하늘의 별을 잡고 있는 ‘저하늘 별을 찾아’ 작품에서는 사다리 주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강아지의 큰 눈에서 별을 따는 아이를 부러워하는 시선이 느껴진다.

동화적으로 잘 표현한 이 작품은 어릴 적 한번쯤 별을 따고 싶었던 동심을 떠올리며 웃음 짓게 한다.

귀애고택을 중심으로 한 마을에 대한 서사를 시각화한 작품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는 누대 째 귀호리에서 살고 있는 어르신으로부터 전해들은 귀호 마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도화원길에서는 큰 느티나무 아래 위치한 해바라기 꽃 형상의 ‘바라보기’ 작품이 자연과 어울려 눈길을 끈다. 푸근한 나무 그늘에서의 휴식과 여유, 그리고 평화로운 농촌 들녘을 바라볼 수 있어 이 작품이 더욱 빛나 보인다.

이외에도 ‘MESSENGER-신몽유도원도’, ‘행복한 복숭아’, ‘별의 별’ 작품을 마련해 관람객에게 즐거운 탐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별별미술마을을 탐방하다보면 인근의 시안미술관을 자연스레 발견하게 된다. 이 미술관은 폐교 부지를 매입해 옛 학교의 향수와 현대식 첨단건축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연중 수준 높은 작가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큰 매력이다.

◆가상리, 화산리, 귀호리는 이런 곳!

화산면 가상리는 앞뒤 산 속에 들과 실개천이 흐르는 농촌마을이다. 안동 권씨, 영천 이씨, 창년 조씨, 평산 신씨, 청주 양씨 등 5개 성씨의 집성촌으로 이뤄져 있다. 재실과 정자, 서원 등의 전통적인 문화자원이 풍부한 마을이다.

옛날 정미소, 우물, 정류장, 토성, 공가, 폐가 등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또한 시안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어 별별미술마을과 연계해 거대한 지붕 없는 미술관을 이루고 있다. 특산물로는 복숭아, 포도, 마늘 등이 있다.

화산면 화산리는 화산산맥이 동으로 뻗어 다시 두 갈래 길로 나뉘어져 남으로 계속 향하여 작은 연봉을 형성해 앞 뒷산을 형성하고, 화촌 안골에서 발한 시냇물이 마을 앞을 흐르고 있다. 계속 서쪽은 기암절벽이 연이어져 있어 좋은 경관을 이룬다.

화남면 귀호리는 화산산맥의 일지맥이 동남으로 뻗어 앞뒤 산을 이루었다. 마을의 중심을 흐르는 계곡은 ‘귀일안못’에서 발해 농업용수로 이용된다. 멀리 북쪽에는 각 산정이 뾰족뾰족해 이 지형의 특성을 이룬다. 이 뾰족한 산 정기를 받아 예부터 위인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다.

영천=서영진기자 syj1111@idaegu.co.kr

<눈길 끄는 행사>

◇‘조선통신사와 마상재’ 올해 첫선

영천시는 2015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를 경상북도에서는 처음으로 유치하고 ‘조선통신사와 마상재(馬上才)’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한 달간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조선통신사는 400년이 더 지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 년 동안 12차례 일본에 파견된 외교문화사절단이다. 영천 조양각에서 임금님을 대신해서 경상감사가 통신사 사행원들에게 전별연을 베풀고 조양각 아래 금호강에서는 달리는 말위에서 각종 재주를 부리는 마상재가 행해졌다고 기록돼 있다. 전별연과 마상재는 유일하게 영천에서만 행해졌다.

향후 영천시는 조선통신사와 마상재를 영천의 대표 문화브랜드로 육성시켜나가고 무형문화재 등록 및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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