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청도군
<경북의 맛.멋 풍경> 청도군
  • 대구신문
  • 승인 2010.06.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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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최남단에 위치한 전통과 문화의 향기가 살아 숨쉬는 전원도시 청도(淸道). 산과 물이 푸르고 맑으며, 인심 또한 순후해 삼청(三淸)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천년고찰 운문사와 맑고 깨끗한 동창천, 용암웰빙스파 등 문화유적과 휴양공간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운문댐

먹을거리 또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재료를 활용한 토속음식이 오랫동안 전래돼 오면서 지역의 볼거리 관광과 더불어 찾아오는 웰빙 미식가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추어탕 -40여년의 노하우

청도역 앞에는 오래전부터 추어탕으로 유명한 음식점이 모여져 있다. 이곳 추어탕을 먹기 위해 가까운 대구, 경산은 물론 부산, 경남지역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이전에는 청도를 경유해 국도를 이용하는 장거리 화물트럭 기사들도 반드시 이곳을 거쳐 갔다.


개업한지 40여년이 넘은 의성식당을 비롯해 역전추어탕, 청도추어탕, 삼양식당 등 8개소의 추어탕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추어탕 재료로는 논미꾸라지가 출하되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미꾸라지와 잡어를 섞어 사용한다. 이와 다른 계절에는 대부분의 업소가 미꾸라지 대신 청도천, 동창천 등 청도지역에서 잡은 쏘가리, 황동어, 꺽지, 메기 등 잡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끓여 채로 걸어내고, 여기에 부드러운 배추를 함께 넣어 다시 끓인 후 비린 맛을 없애주는 제피가루(산초)와 매운 고추를 다져넣은 양념장을 넣어 먹는데 경상도다운 맛이 느껴진다.

‘의성식당’ 대표 김말두(여·77)할머니는 “40여년 넘게 추어탕 한 가지 음식만을 위해 터득해온 자신만의 요리비법과 손맛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라며 “미꾸라지만 사용할 경우 특유의 비린내가 나서 손님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아 자연산인 잡어를 섞어야만 추어탕 제 맛이 난다”고 비법을 귀띔했다.

이곳은 청도 관문인 청도역과 버스터미널이 인접한데다 청도IC가 가깝게 있는 등 접근성이 좋아 한 끼의 식사로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가격은 업소별 모두 5천원이며, 국은 얼마든지 채워준다.

◆쌈밥정식- 시골 웰빙 밥상

청도군청에서 옆 복개도로를 따라 청도8경 중 하나인 낙대폭포 쪽으로 차로 5분정도 올라가다 보면 남산 중턱에 한적한 자연의 정취와 전통적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한옥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 부속건물에 ‘어머니 밥상’이라는 음식점이 있는데, 가게 이름만으로도 왠지 토속적인 친근감을 더해준다.


위치가 꽤 높은 곳에 있어 청도읍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며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
음식점 내부는 황토 흙벽과 감물 들인 삼베를 바닥에 깐 방, 아(亞)자 무늬 창과 식탁도 시선을 잡지만, 단 한 가지 뿐인 1인 1만2천원인 정식이 더 매력적이다.

쌈밥정식이라고 했지만 14가지의 쌈 거리에 20여 가지 밑반찬이 나온다. 사실상 한정식 수준의 밥상에 가깝다.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는 계절별로 일부 다를 수 있으나, 직접 재배한 채소에 천연조미료로 맛을 낸 시골 웰빙 밥상형태다.

우선 쌈은 당귀, 향나물, 적겨자, 청겨자, 케일, 적근대, 상추, 머위, 다시마, 양배추, 청방배추, 신선초 등이 나오고 쌈거리에 맞는 쌈장과 쌈된장, 까나리 액젓, 낙지젓, 참젓, 명란젓 등이 나온다.
여기에 집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콩자반, 청방배추김치, 갈치조림, 또 재배한 3년 넘게 묵힌 재래식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 두릅초회, 조기구이 등이 상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밤, 굵은 콩, 대추 등을 넣은 돌 솥 밥이 구수한 숭늉과 함께 나오는데, 어머니 밥상의 푸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법하다. 토속적 웰빙 먹을거리로서 가족과 함께 가볼만 한 맛 집으로 손색이 없다.

위치는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112-4이며, 예약문의 054-373-8559. 쌈밥정식 1인에 1만2천원이다.

◆토속한정식-직접빚은 토속음식

대구에서 가창댐을 끼고 헐티재를 넘어가면 각북면 오산리라는 산새 좋은 전형적인 농촌 산골마을이 나온다. 주위 정겨운 풍경들을 즐기면서 전통사찰인 용천사를 오른쪽으로 하고 각북병원을 지나면 좌측에 오산2리 정류소에 닿는다.


여기에서 음식점 ‘도자기에 국시한그릇’ 뒤쪽 20m 지점(오른편)에 간판표시가 없는 자그마한 한옥집이 나타난다. 여기가 바로 토속음식 전문점 ‘다래가(多來家)한정식’ 집이다. 업소규모는 40㎡(12평) 남짓 하다.

손님 받을 공간이 많지 않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다. 다가래 주인 김정숙(여·57)씨에게 간판이 없는 이유를 묻자 “오래전부터 대구 등지에서 미식가들이 입소문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리 낮춰 “현재 간판제작 준비 중”이라고 실토했다.

대문에 들어서면 일반 가정집과 다름없는 작고 아담한 한옥이 정원과 어우러져 평온함을 자아내는 분위기와 청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아름다워 선뜻 방으로 들어가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식당이라기보다는 차라기 전통찻집 분위기가 어울릴 것 같다.

현미와 콩을 섞어 지은 윤기가 흐르는 잡곡밥과 반찬은 지역에서 직접 구입한 재료만을 이용해 담근 각종 장아찌와 샐러드, 시골 할머니가 부쳐주던 바로 그 맛 인 토속적인 소박한 밥상이 가득 차려져 나온다.

특히 봄에는 미나리전, 여름에는 산나물전, 겨울에는 늙은 호박부침개, 장떡, 도토리묵, 생선찌개, 뚝배기에 끓여내는 된장찌개 등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메뉴가 일품이다.

음식은 모두 도자기 그릇에 담겨져 나와 소박함과 정겨움을 더하고, 장아찌는 고들빼기장아찌, 무장아찌, 마늘장아찌, 깻잎장아찌, 참외장아찌 등 여러 종류여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구수한 누룽지와 함께 후식으로 메밀차가 나온다. 가격은 1인 1만원. 이 집을 이용하려면 예약은 필수고, 예약전화는 054-373-3358. 위치는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 964이다.

◆매운탕-주변경관도 일품

대구에서 경산을 거쳐 국도 25호선을 따라 남성현재를 넘어 청도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세계유일의 감와인 와인터널과 탁월한 수질의 웰빙온천인 용암웰빙스파가 한눈에 들어온다. 좌측에는 돔형의 웅장한 청도상설소싸움경기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청도시가지에 진입하기 전 경주방면으로 국도 20호선을 타고 곰티재를 지나 20분 정도를 달려가면 매전면 당호리 동창천이 나오고, 여기서 매전교를 지나면 바로 우측에 매운탕 전문점으로서 맛깔스럽기로 소문난 ‘달목식당’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곳은 하천수 1급수의 수질로 소문난 하천이다. 여름철이면 대구, 울산 등 인근지역에서 물놀이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피서지이기도 하다.

또한 동창천 건너편으로 조선 중종14년 삼족당 김대유 선생이 후진을 교육하기 위해 세운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풍기는 ‘삼족대’라 이름 하는 정자가 있어 주변경관이 이 식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매운탕 재료로는 동창천에서 잡아온 민물잡어를 사용하는데 주로 메기, 꺽지, 동자개, 피리 등을 사용한다. 여기에 배추, 콩나물, 고사리, 쑥갓, 토란, 깻잎, 느타리버섯, 무, 고추장, 산초가루 등이 주인아주머니의 손맛과 어우러져 누구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얼큰하고 시원한 달목식당 특유의 매운탕이 만들어진다.

매운탕과 함께 피리를 재료로 만든 조림, 튀김도 별미를 더하는데 고추장, 마늘, 풋고추, 깨 등을 넣어 요리한 맛이 또한 일품이다.

주위에 이태리포플러 숲과 동창천변 둔치에 족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어 주말이나 피서 철에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매운탕 2만원~3만원, 조림 1만5천원, 튀김 2만원, 잡어찜 2만원이다. 위치는 청도군 매전면 당호리 490-1이고, 예약문의는 054-372-5241로 하면 된다.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청도=조윤행기자 jy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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