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처럼
길고양이처럼
  • 승인 2018.07.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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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로당 지붕 위를 그들의 놀이터로 만들다.

걸어 다니는 놈, 가만히 앉아 쉬는 놈, 사랑을 나누는 놈,

유유자적이다.

걱정이 보이지 않는다.

우울이 보이지 않는다.

생(生)의 고수들.

생(生)은 저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길고양이가 하는 것은 딱 3가지

먹는 것

자는 것

사랑하는 것.

재미있는 쉐이들이야

팔자 좋은 넘들이야.

더러는 로드킬 당하지만

더러는 배가 고파 울지만

배만 채워진다면

천상병류 혹은

에피쿠로스학파의 살아남은 후예들이 틀림없어 보인다.

모두는 우연히 우주에서 왔다가 우연히 우주로 사라진다.

그 사이를 저렇게 온전히 생(生)을 즐길 수 있다면.


 ◇박우현= 대구 출생. 2008년 ‘녹색평론’으로 등단.
 시집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해설>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도 한 쪽은 삶의 고단함을 토로하고, 다른 한 쪽은 자유로움을 한껏 과시하며 재밌게 산다. 물론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 것인지는 나름의 해석이 필요하겠지만 언젠가는 둘 다 우주의 한 부류가 된다. 노인정과 그 지붕에 사는 고양이와의 대조가 참 재밌는 전개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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