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달 10일까지
동원화랑 중정(中庭)에 심은 대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은 전시 제목처럼 이번 전시에는 손 대표와 오랜 인연을 맺은 작가들의 작품을 건다.
한국 추상회화 개척자인 극재 고(故) 정점식, 대구 최초 추상미술 그룹인 신조회 창단멤버인 고(故) 유병수, 대구현대미술제와 인연이 있는 세계적 단색화가 이우환, 신문에 긋기와 지우기로 심연의 세계를 표현하는 최병소, ‘숯의 화가’ 이배 등이 그들이다.
작가 이배 예술의 주재료는 숯이다. 작품에는 숯이 가지는 삶과 죽음, 순환과 나눔 등의 태생적 관념 위에 작가 특유의 예술적 상상력이 더해진다. 숯은 도불 후 서양에서 찾은 동양의 정체성으로 동서양의 화합의 상징적 물성이다. 숯 작업 속에에는 동양적 미감의 현대적 재해석이 함축되어 있다.
이우환은 ‘점에서’, ‘선으로부터’, ‘동풍’, ‘조응’, ‘대화’등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뉴욕 구겐하임, 프랑스 파리 베르사이유 궁 개인전 등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그는 점 또는 선의 만남으로 미니멀한 간결함을 드러내며 깊은 사색으로 이끈다.
고 정점식의 예술은 대상의 구체적 형상을 사상(捨象)함으로써 얻어지는 단순한 이미지의 함축성, 기호화된 기하학적 구축성의 추상화 양상, 평면형태의 구성주의 경향, 캘리그래픽한 충동의 적극적 표현 등으로 함축된다. 구상과 추상양식을 과감히 교접하는 특이한 양식으로 폭넓은 예술세계를 펼쳤다.
최병소는 1970년대부터 대구 미술계의 중심에서 4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신문지와 볼펜을 작품의 주 재료로 작업해 왔다. 시대의 모습을 압축하고 있는 신문에 ‘긋기를 통해 내용을 지워가면서’ 현대미술이 추구하고자 하는 아방가르드 정신을 표출했다. 수많은 긋기와 지우기의 반복 속에는 근원에 대한 탐구가 스며있다.
고 유병수는 사라지는 것들과 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의, 또는 존재와 무 사이의 예민한 간극을 들추어내고, 그 둘의 융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전시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053-423-1300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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