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예술에 몸 던지고 자기고백예술에 귀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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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신문
  • 승인 2017.04.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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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발전소 올해 첫 기획전 ‘예술생태보감’ 23일까지

방천시장·북성로 등 지형 토대

음악·무용·평면작업·설치 활용

상상력 가미한 예술지도 그려

작가와 더불어 관객도 참여 가능



대구신세계갤러리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展 25일까지

‘스파이더’ 등 대표작 5점 전시

“내 작품은 나의 심리분석학”

무의식적 세계 고스란히 반영

거미 이용한 강렬한 묘사 눈길
이번 주말 중에는 비소식도 있다. 봄비오는 주말은 전시장을 둘러보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것도 제격이다. 전시는 세계적인 조각가와 대구를 주제로한 전시 등 다양하다.


김남연작-우울한열광자들
김남연 작 ‘우울한 열광자들’

정찬경작-HS
정찬경 작 ‘H.S’


◇ 대구예술발전소 ‘대구예술생태보감’

(재)대구문화재단(대표 심재찬)에서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2017년 첫 기획전으로 ‘대구예술생태보감’을 23일까지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하고 있다. 작가와 관객, 이들이 처해있는 환경이 얼마나 개성적이면서도 상호작용하는지, 여러 요소들이 어떻게 하나의 예술장면을 구성하게 되는지를 드러낸다. 이에 따라 전시 제목을 ‘생태보감(ecological manual)’이라 했다.

‘대구예술생태보감’은 개별 작가들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대구의 지형에 기대어, 대구의 많은 예술가들을 이끌어 낼 상상의 사인(sign)물을 고안했다. 이는 크게 방천시장, 북성로 일대, PPT(Painting-Painter, Team), 테트라포드 연합 준비팀, 그룹 6·7 등으로 나뉘었고, 느슨한 경계를 갖는 틀로서 대구 지형에 빗댄 상상의 예술지도를 그려 본 것이다.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생태보감’으로 그리고자 하는 ‘상상의 예술지도’는 견고한 단일품으로 완성되기를 지향하지 않는다. 대구예술발전소 전관을 빈 여백이나 캔버스, 텅 빈 공간으로 여겨, 그곳에서 작가들이 협업을 하며 고유한 예술지도를 형성해가는 협업과 놀이의 공간으로 만들고, 그 장소에서 여러 심성의 화학작용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구성된 전시이다. 작가들 각자 자신의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장르간, 동료 간의 벽을 넘어 적극적으로 시대의 상상력에 질문을 던진다는 열린 형식의 전시이다.

구성은 음악, 무용, 평면작업, 설치, 간담회 등이 혼용돼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와 관객, 그 외 모든 사람들이 대구 예술의 고유한 생태지도를 나름대로 상상하고 그려보는 것이 목적이다.


루이즈
루이즈 부르주아 작 ‘Spider’


◇ 20세기 대표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

대구신세계갤러리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전을 열고 있다.

대구신세계 오픈 100일 맞이 전시로 초대된 부르주아는 20세기 조각가 중 2010년 99세로 생을 마칠 때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거미’ 작가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부르주아 조각작품의 아이콘격인 ‘거미’시리즈 중 8m(높이3m) 크기의 ‘스파이더 Spider’와 초기 조각 작품의 유형을 잘 보여주는 ‘콰란타니아(Quarantania)’를 포함해 시기별 대표 조각작품 5점을 전시 중이다.

루이즈 루부르주아는 권위적인 것을 기피했다. 어떠한 양식에 국한되지 않았고 자신의 표현을 위해서는 회화,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변화하고 연구하며 작품에 매진했다.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죽음의 경험을 통해 정신적으로 큰 불안감을 내면에 쌓았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그의 자아에 깊이 자리 잡은 것이다.

여기서 기인한 생각과 태도가 남성과 여성의 갈등과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넘어 작품에 담기게 된다.

“나의 조각은 나의 심리분석학이다”라는 언급처럼 가장 내면적이고 무의식적인 세계의 반영으로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성적 상징들은 욕망과 쾌락, 사랑과 고통, 그리고 소외와 고립이라는 그녀가 직면했던 삶의 다양한 국면들과 젠더적인 갈등 상황의 여러 측면들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작품의 주제들은 성 이전보다 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인간 존재에 대한 문제로 나가간다. 원초적 인간의 한계상황과 직면한 감정들의 솔직한 느낌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초기 추상 조각 작품 ‘콰란타니아’는 1938년 남편과 함께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그곳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실패’의 형상을 닮은 길다란 형상은 실제 인체 크기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으로 등신대 아래로 갈수록 점점 가늘고 단순화 되어 인간의 고독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부르주아의 대표 조각 작품 5점은 부르주아의 세계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가족’, ‘집’, ‘거미’, ‘유리’, ‘거울’을 통해 증오와 고독을 예술적 열정으로 치유 승화시켜가며 평화를 찾아갔던 한 예술가의 삶을 담고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053-661-1508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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