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도서관, 공공예산 투입 절실”
“아트도서관, 공공예산 투입 절실”
  • 황인옥
  • 승인 2017.07.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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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3년 맞은 미술전문도서관의 현주소
전문도서 8만권·국내 최대 규모
공공성 가진 대구 콘텐츠로 부상
순수 운영비만 연간 8천만원
부동산 팔고 후원 받아도 한계
“어려움 있어도 계속 운영할 것”
허두환-아트도서관장
자료기증 호소하는 허두환 아트도서관장.

2014년 7월 17일, 대구경북에 미술전문도서관인 아트도서관 개관 소식은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아트도서관은 개관 당시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이 순수미술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패션, 사진, 공예, 서예, 애니메이션 등 20여년 동안 수집한 국내외 미술전문도서 2만여 종 6만 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개관했다.

개관 당시 공립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이라는 점에서, 국내 최초 미술전문도서관을 개관하기까지의 허 관장의 집념과 열정에 언론과 미술계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7일 개관 3주년을 맞은 아트도서관의 명암은 엇갈렸다. 국내 최대의 미술전문서적을 보유하며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감당하기 어려운 누적된 운영 경비 적자가 도서관의 존폐 위기로 몰고 있다. 사립도서관의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

다음은 “대구의 자랑스러운 문화콘텐츠가 되고 싶은데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는 허 관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3년 동안 아트도서관에 대한 평가는 어땠나?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서울과 부산 등 타 지역에서도 아트도서관을 찾아오고 있다. 타 지역 사람들이 특히 미술전문도서관이 있는 대구를 부러워했다.”

- 3년이 지난 지금, 현주소는 무엇인가?

“총체적 난국에 부딪혔다. 운영비를 감당하기가 힘에 부치고, 협소한 공간도 한계에 달했다. 1년에 1억원 이상의 순수운영비가 들어간다. 고정수입이 거의 없다 보니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팔고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후원특별전을 여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 어떤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나?

“지금으로서는 대구시나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함께 운영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지자체가 공간과 운영비를 지원하면 아트도서관이 도서를 대여하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 사립도서관인데 공공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가?

“미술전문도서관은 이미 개인적 차원의 콘텐츠를 넘어서 공공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문화의 우수한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 도서관 개관을 염두에 두고 책을 수집할 때에도 대구에 이런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데 한 치의 의심을 하지 않았다.”

- 현재 상황은 어떤가?

“그동안 지자체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땅값이 싼 곳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만 정해놓았다. 청도, 의성, 그도 아니면 대구경북을 떠나든 아트도서관의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지자체가 있다면 어디든 떠날 예정이다. 불러만 주시면 간다.”

- 어려움이 예상됐을텐데 시작한 이유는?

“국가나 재력가가 이 일을 시작했다면 나는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사는 이 나라, 이 고장에 꼭 있어야 되는 것 중 하나인데 아무도 하지 않기에 내가 적임자라 느꼈고 그것을 실천에 옮긴 것뿐이다. 재정적·공간적 어려움이 엄청나지만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의 소중함을 내가 알기 때문이고 내 앎이 틀리지 않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시립 등의 공공도서관에서 만날 수 없는 미술 자료들과 전국을 뒤져서 찾을 수 없는 미술 자료 10만여권을 우리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아날로그로 향유할 수 있는 미술 자료는 소중하다. 그런 측면에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끼고 이 일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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