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연주자 연속독주회 가능성 확인”
“국악연주자 연속독주회 가능성 확인”
  • 황인옥
  • 승인 2017.11.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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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필 성공적인 대금독주회
각기 다른 주제·레퍼토리
전통·퓨전국악 6일간 선봬
관람객 피드백·재관람 많아
후배들에 도전정신 심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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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음악인생에 대한 중간점검과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6일 동안 6가지의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 양성필. 그는 “이러한 시도야말로 연주자의 숙명”이라고 했다.

“신대륙에 깃발을 꽂은 느낌이에요.”

대금연주자 양성필이 6일 동안 연속해서 연주회를 가진 소감을 ‘신대륙 발견’에 비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대구 음악창작소 창공홀에서 ‘6일, 6색(色), 6감(感)’을 테마로 한 ‘양성필 傳(전)’을 가졌다.

6일간 각기 다른 무대를 올린다는 것은 왠만한 내공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연주회는 한 연주자가 각기 다른 주제와 레퍼토리로 연이어 6일 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또 하나의 산을 넘어온 양성필의 공연후기를 듣고 싶어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6일간 긴 호흡의 공연을 마치고 파김치가 됐을 그를 배려해 공연 끝난 일주일 후에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막상 만난 그는 피곤한 기색은 커녕 에너지가 넘쳤다.

“마지막 공연 다음날 자전거 라이딩을 할 정도로 에너지가 충만했고, 마음이 가벼웠다. 내가 하고 싶은 공연이었고, 스스로 즐기면서 한 연주여서 힘들지 않았다.”

사실 이번 공연은 목적의식이 분명했다. 대구시립국악단 수석 연주자로, 그리고 기획자, 연출자 등의 역할로 30여년을 활동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스스로를 돌아보는 중간 점검적인 요소가 강했다. 이러한 의도는 공연횟수가 거듭될수록 적중했다.

“오랜 세월을 ‘80㎝ 대나무’에 의지해 도전과 실험을 거듭해왔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양성필만의 음악색을 형성했지만, 한 곳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6일 동안의 도전기간 동안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들을 모두 토해냈다. 그러면서 대금이 운명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양성필은 전통국악과 퓨전국악을 동시에 구사해 왔다. 다양한 형식의 독주회와 5장의 앨범 발매를 통해 양성필 음악의 경향(傾向)과 사조(思潮)를 만들어왔다. 특히 퓨전국악은 대구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번 공연은 지난 30년 활동의 압축판이었다.

자칫 밑천이 드러날 수 있는 부담스러운 공연이었지만, 그는 “부담은 없었다”고 밝혔다.

“내 음악의 최종 목표는 관객들이 전통음악을 현대음악처럼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있다. 그 점에 포커스를 맞춰 지금까지 다양한 공연을 펼쳐왔고, 지난 6일 동안 공연에 그대로 함축됐다.”

이번 ‘양성필전’ 역시 그의 음악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전통국악과 퓨전국악이 정확히 50대 50으로 나눠 진행됐다. 긴 호흡을 요구하는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출연자가 적을 때는 연주의 강도가 높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게스트들과의 연습 스케줄 관리가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기고 싶은 열망이 컸다. 이런 도전은 내게도 새로웠으니까.(웃음)”

독주자 못지않게 게스트도 흥분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연주회에 함께 한다는 자부심을 공유했다. 객석도 신선하기는 마찬가지. 6일 연속해서 공연을 보는 관람자도 생겨났고, 1+1 이벤트로 최소 두 번의 공연을 관람했다.

“하루하루 공연을 관람하고 피드백을 주시는 하면, 어제 공연과 오늘 공연을 비교해 평가해 주기도 했다. 이런객석의 반응들이 6일간의 공연 동안 힘이 됐다.”

이번 공연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일까? 그가 ‘사람’을 언급했다. 한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연주자로서의 삶에도 ‘사람’은 주춧돌과 같다. 이번 연주에서 새삼 확인했다.

지난 6일 동안 꾸준하게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고, 마지막 공연이 매진되자 서서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만큼 성과도 좋았다. 후배 연주자들과 스탭, 지인 등도 그의 연주에 음으로 양으로 힘을 보태 주었다. 그의 말대로 ‘사람’의 ‘마음’이 오고가는 연주회였다.

“후배 연주자들에게 새로운 도전 무대를 보여주며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해 자긍심을 느끼게 한 것이 성과다. 무엇보다 사람의 소중함을 확인한 것은 가장 큰 성과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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