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23일 토요일    단기 4351년 음력 5월10일(丙戌)
문화음악.미술

김향금전 24일까지 동원갤러리, 진지함 내려놓자 폭발한 내적 자유

기사전송 2018-03-11, 21:14:00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싸이로그 구글
사색적인 동양화법과 관념
역동적 에너지로 바꿔 표현
20180308_182700
동양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김향금 초대전이 동원갤러리에서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화가 김향금의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 여행은 서너 뼘 성장하는 ‘깨달음의 여정’이었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89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 중에 틈틈이 프랑스와 독일 등의 미술관을 관람하며 미술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일반인의 여행 패턴과 달리 자신의 작품을 현지에 소개하고, 현지 예술의 정수를 섭렵하는 특별한 여행을 경험한 것. 그 끝에서 ‘자유’를 만났다.

“파리 전시에서 그동안 저를 괴롭히던 예술적인 욕망을 내려놓게 됐어요. 집착을 내려놓고 자유를 얻었다고 할까요?(웃음)”

파리 전시는 묘했다. 갤러리와 박물관이라는 전시 공간은 달랐지만 그녀와 고흐의 작품이 파리에서 같은 시간대에 동시에 걸린 상황이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고흐가 자신과 밀착되자 다양한 고흐 작품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더 많은 고흐를 만날수록 김향금의 머리속 안개는 옅어져 갔다.

“파리에서 고흐나 모네의 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그들의 모든 작품이 명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게 됐어요. 그들에게도 예술이 꽃피는 특정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의 작품들만 명작이었던 것이죠. 그 순간 ‘늘 좋은 작품을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졌죠.”

김향금은 ‘사유 한 그릇’과 ‘바람 한 점’ 연작을 통해 동양의 정신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왔다. 서양의 재료와 기법으로 동양의 정신을 담아온 것. 절제된 선과 먹을 연상하는 색채감, 동물과 인간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표현법 등이 흡사 동양화 같았다.

특히 동양화의 핵심인 사색과 관념성을 최대화 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화폭 속 찻사발, 새와 개, 집과 나무 등을 철학자로 은유하며 화폭에 사색을 끌어들였다. 사색의 귀결점에 늘 ‘인간에 대한 위안’이 있었다.

“이상세계는 현실세계의 탈출구로 다가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위안이죠. 지금까지 동양의 이상세계를 최소한의 물성과 형태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어요.”

김향금이 최근 시작한 동원갤러리는 전시는 반전을 넘어 혁명에 가깝다. 서술방식을 진지함에서 익살로 180도 변화했다. 이상세계의 고요함이 현실세계의 익살어린 에너지로 대체된 것. 화폭 속 호랑이, 말, 개 등의 동물들에 도깨비와 같은 해학이 넘실댄다.

진지한유머
김향금 작 ‘진지한 유머’


“철학적인 사유라고 꼭 진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프랑스 전시에서 깨달은 이후에 제 안에 ‘자유로움’이 꿈틀대기 시작했어요. 작업에 대한 강한 욕망도 샘솟았죠. 지난 몇 달처럼 행복에 겨워 작업에 매달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 이동했다. 그러나 김향금 특유의 동양적인 요소는 여전히 유지된다. 절제된 색과 동양적인 선, 면 등의 시각적인 표현법은 살려내고, ‘인간 위무’라는 정서적 태도도 견지된다. 비틀었으되, 비틀지 않은 것이다. 전시제목이 ‘진지한 유머’인 이유다.

“우리의 정체성 위에서 현대미술의 서술방식을 구사하고 싶었어요. 색채감을 먹에서 온 듯한 느낌을 그대로 가져간 것도 그런 영향이었죠.”

변화는 늘 즐겁다. 새로움은 설레임으로 연결되고, 이는 샘솟는 에네지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김향금에게도 변화는 “행복”이라고 했다. 변화하니 긍정의 기운이 넘실댄다고 했다. 작업에 대한 샘솟는 열정에 밤을 새우기 일수라고도 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음 작업의 방향성도 정했어요. 창작열이 샘솟으니 다양한 변화가 찾아오고 있죠. 저는 지금 행복의 사다리를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에요.(웃음)” 전시는 24일까지. 053-423-13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요즘 싸이로그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