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구문화재단 지원 받아
1년간 베를린 큐레이터 활동
현지·국내 미술가 4명 선정
‘기억’ 주제 작가별 생각 표현
DaBe Network사업은 (재)대구문화재단에서 대구 출신의 유망한 예술가들을 선발해 독일 현지체류를 지원함으로써 세계 각국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현지에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전을 개최한 이지영 사진가와 기획자 황성림 큐레이터는 지난해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간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해외 데뷔 전시를 개최한 후, 대구로 돌아와 그 간의 결과를 이번 전시로 발표한다.
‘누구나의 개인사(The Story retells)’전은 이 시대에 사는 우리의 보편적인 문제들을 ‘기억’이라는 테마로 풀어낸다. ‘누구나의 개인사’라는 전시 제목에는 개개인의 작품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도출하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전시는 대구를 거점으로 국내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장준석(한국)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2014 휘트니비엔날레에 참여한 디에고 레크럴리(Diego Leclery, 프랑스계 브라질),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52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한 글누어 무카차노바(Gulnur Mukazhanova, 카자흐스탄), 그리고 사진집 ‘한국’으로 영국 언베일드 포토북 어워드 (2015)의 경력이 있는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Florian Bong-kil Grosse, 독일)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이들 네 명은 이번 전시에서 담담하거나 유쾌한 각자의 조형어법으로 자신의 삶의 에피소드를 작품에 드러내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접근하며, 모든 작품은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이 시대의 문화적 경계와 맞물린다.
대구에서 독일로 입양된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Florian Bong-kil Grosse)는 섬세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한 한국 사진을 보여준다. 그의 익숙하고도 낯선 사진은 우리의 풍경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입양문제를 풀지 못한 한국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또 대구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장준석은 사랑하는 부친을 떠나보낸 후 남은 가족의 몫이 되어버린 그리움을 설치 작품으로 나타내며 아내이자 엄마로 사는 한국 여인의 사랑법을 조명한다.
디에고 레크럴리는 선배의 죽음 이후 사회관계망 서비스 내에서 슬픔마저 과시하는 우리의 애도문화를 발견하고 이를 풍자하면서도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장된 기억의 긍정적인 이면을 드러낸다.
굴누어 무카차노바는 세계화와 획일화된 문화가 빚어낸 잃어버린 기억(정체성)의 문제를 영상미 넘치는 싱글채널비디오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황성림 큐레이터는 2007년부터 대구미술관 개관추진 및 기획전시 학예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3년부터는 영남대학교에 출강하며 미술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황성림 큐레이터의 ‘누구나의 개인사(The Story retells)’전은 21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리며, 오프닝은 21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053-430-124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