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매력 연극배우 박희진 '이 女배우 연기는 무지개를 닮았다'
팔색조 매력 연극배우 박희진 '이 女배우 연기는 무지개를 닮았다'
  • 남승렬
  • 승인 2015.04.27 17: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대표 창작마당극단 ‘함세상’ 정식 단원 활동
30여편 연극·다수 영화 출연…‘샛별광대상’ 수상도
20년 연기 베테랑…“험난한 배우의 길, 후회는 없다”
IMG_2550
배우 박희진씨가 27일 극단 ‘함께사는세상’ 소극장에서 가족마당극 ‘나무꽃과 선녀’를 연습하고 있다. 남승렬 기자

박희진1

박희진 표정연기
배우 박희진의 표정 연기.
배우라는 인생의 길을 걸은 지 어느덧 근 20년. 그녀는 흡사 팔색조 같았다. 배우 박희진(여·37). 그녀를 만나기 위해 27일 찾은 대구 남구 명덕로의 극단 ‘함께사는세상’(함세상) 소극장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무대에 올려질 가족마당극 ‘나무꾼과 선녀’를 연습하는 배우들의 열기로 넘쳐났다.

함세상은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창작마당극단으로 1990년 놀이패 ‘탈’과 극단 ‘진달래’가 의기투합해 만든 연극단체다. 함께사는세상을 대표하는 배우인 박희진은 20년 가까운 시간을 꼬박 배우로 살았다. 그 시간 동안 30여편의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는 ‘아름다운 사람 - 아줌마 정혜선’, ‘엄마의 노래’, ‘꼬리 뽑힌 호랭이’, ‘지키는 사람들’, ‘춘향전을 연습하는 여자들’, ‘밥심’, ‘삼팔선 놀이’, ‘이제 그만’ 등이 있다.

이밖에도 ‘피해자’, ‘은인에게’, ‘작은 연극’, ‘공기깡통’, ‘별 일 없이 산다’ 등 단편영화와 ‘간신’, ‘다른 길이 있다’ 등의 영화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팔색조 같은 연기로 지난 2002년 열린 전국민족극 한마당에서는 ‘샛별광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희진과 마당극의 인연은 고교 입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 달서구 새벗도서원(현 새벗도서관)을 찾은 앳된 소녀 박희진은 그곳에서 마당극을 처음 접했다. 이를 계기로 박희진은 고교시절 내내 마당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와 인연을 쌓아갔다.

박희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연기활동을 계속 이어갔다. 마땅한 연습실이 없던 시절, 함세상 연습실을 오가며 연기 연습을 계속해 갔다. 때 마침 함세상이 개최한 워크숍 ‘젊은이를 위한 연기학교’는 배우의 꿈을 가진 박희진에겐 하나의 기회였다. 그는 이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면서 1997년 3월 함세상의 단원으로 정식 입단한다.

쉽지 않았을 배우의 길, 왜 그 길을 택했을까.

“배우라는 직업이 배고프고 힘들기도 한 것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망이 강했어요. 처음 함세상에 들어와서 막내로 청소도 하고 선배들로부터 연기도 배우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 배우라는 길을 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함세상에 입단한 이후 박희진은 공동창작극을 비롯해 함세상이 세상에 내놓은 수많은 작품과 함께 했다. 전형적인 마당극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실험적 공연에도 참여해 왔다.

배우 인생의 슬럼프도 찾아왔다. 그는 “연기가 천직이라 생각했지만 힘든 게 전혀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누구나 한번씩은 겪는 성장통이 지나가니 내 삶도, 연기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고 했다. 슬럼프는 함세상에 입단한 지 6~7년 정도 지나서 찾아왔다.

“새내기땐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7년 정도 지나니 제가 정말 배우로서 소질이 있는가, 뭐 이런 고민에 빠졌어요. 진짜 쉬고 싶었고 결국 선택한 게 결혼이었어요. 결혼을 하면서 2년 정도 연기를 떠나있었는데 그 시간이 재충전이 돼 슬럼프를 극복하게 됐습니다.”

힘든 시기, 그에게 힘이 된 작품은 ‘지키는 사람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 등을 다룬 작품으로 박희진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직접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을 찾아다니며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연극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때가 ‘지키는 사람들’을 무대에 올렸던 시기였어요. 배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다시한번 하게 된 계기가 됐고 연극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스무살 시절의 열정으로 뛰어든 배우 생활이 어느덧 20년을 바라보게 됐다. 배우 박희진은 아직도 그 때의 열정을 품고 산다. 그 열정은 그녀를 오늘도 무대에 서게 하는 힘이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