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이 받아든 ‘부실 생명’…그룹의 독배되나
DGB금융이 받아든 ‘부실 생명’…그룹의 독배되나
  • 강선일
  • 승인 2015.02.0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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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경영악재…고객신뢰도 추락

작년 9월 순손실 규모 233억

매각과정서 보험설계사 이탈

민원 평가·지급 여력 최하위

업계 “조기 정상화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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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DGB금융그룹 계열사로 공식 출범한 DGB생명 서울 본사 전경.
DGB금융그룹의 6번째 계열사로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한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의 부실 경영상태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지방금융사 최초의 보험업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 보험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DGB금융그룹이 ‘독배(毒杯)를 마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잇딴 경영악재, 고객신뢰도 추락= 3일 DGB생명 경영공시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당시던 2012년 64억원에 달했던 DG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4억원 적자로 돌아선 후 순손실 규모가 작년 9월말 현재 233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경영개선 차원에서 작년 상반기를 전후해 단행한 구조조정에 따른 희망퇴직금 153억원 지급과 함께 순자산가치가 매매가보다 떨어지는 자산에 대한 일시적 상각비용인 ‘손상차손’ 170억원 때문이란게 DGB생명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우리은행 민영화 및 이에 따른 잦은 매각·인수설 등으로 대고객 이미지가 크게 추락함과 동시에 NH농협금융·DGB금융으로의 매각과정에서 보험영업의 기초 자산인 보험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신규고객 유치에 어려움이 커진 때문으로 전해졌다.

실제 DGB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2012년 1천640여명에서 2013년 1천390여명, 작년말 현재 1천여명 수준으로 600명 안팎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보험상품 신계약률은 2012년 56.04%에서 2013년 43.36%로 13%포인트 정도 추락하며 지속적 영업력 악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금감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금융사 민원발생평가 결과’에서 DGB생명은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20여개 생보사 중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최하위등급인 4∼5등급에 그치는 ‘치명타’를 입으면서 고객 신뢰도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작년 9월말 현재 DGB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 역시 184.7%에 그치며 25개 생보사 중 두번째로 낮다. 또 삼성(388.8%)·교보(321.3%)·농협생명(305.0%) 등의 국내 대형 보험사와 에이스(431.5%)·PCA(412.5%)·라이나(391.5%)·푸르덴셜(383.1%) 등 외국계 보험사와는 최대 200%포인트 이상의 RBC 비율 격차가 난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발생시에도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1차 방어선인 책임준비금 외에 2차 방어선으로 추가 순자산을 보유한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DGB생명의 RBC 비율은 보험금 지급여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기 정상화, ‘당분간 어려울 것’= DGB금융의 DGB생명 인수에 대해 업계에선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DGB금융이 평가한 인수대금 700억원과 달리 업계는 마이너스(-) 400억원으로 평가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또 이처럼 속속 드러나고 있는 DGB생명의 부실 경영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DGB금융이 DGB생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고객동의 없이도 공유가 가능했던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작년 2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태 이후 고객동의 없는 DB에 대해 계열사간 공유를 할 수 없도록 변경됐다”면서 “이에 은행계 생보사들은 설계사 및 텔레마케팅(TM) 영업이 크게 위축돼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경영상태가 안좋은 DGB생명을 인수한 DGB금융은 ‘독배’를 마셨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대구·경북도 전국과 마찬가지로 삼성·교보·농협 등 대형 보험사의 영업력이 강한데다 현재 DGB생명의 대구·경북 설계사 수는 63명에 그치고 있다”면서 “DGB금융(대구은행)이 안방인 대구·경북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DGB생명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안은 ‘어불성설’일 뿐”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오익환 DGB생명 사장은 지난달 30일 출범식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최우선 전략지역 확보 △고객니즈에 맞춘 상품개발 및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제공 △스마트 경영관리를 통한 지속성장 추구 등 3대 중점과제를 발표하며, DGB생명의 조기 정상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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