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거나 영업신고 협의 중
정상영업 가게도 ‘한산’
상인 “입주 앞둔 아파트만 배려”
대구의 대표적 먹거리 골목인 중구 ‘북성로 연탄불고기 거리’가 무허가 영업에 따른 영업 중단 위기에 놓이자 해당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의 불법 포장마차 영업 정리 계획에 북성로 연탄불고기 업소 13곳 중 허가를 받고 운영 중인 5곳을 제외한 8곳이 영업이 중단됐거나 영업신고 협의 중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께 북성로 일대 주차장·폐공장 공간에서는 5곳의 포장마차에서만 연탄불고기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예전 시끌벅적하던 모습과는 달리 각 포장마차 마다 손님들의 수는 적은 편이었다. 또 나머지 기존 영업 중이던 주차장 등지에는 휴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무허가로 영업 중이던 한 포장마차 업주는 “임대를 통해 합법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려고 해도 임대료가 너무 비싸 들어갈 수가 없다”며 “구청에서 단속을 하게 되면 장사를 접어야 해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업주는 “그동안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장사해 왔는데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 입주예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나가라고 하는 행태에 분통을 느낀다”며 “최근 이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대구시와 중구가 노력하는 것 같아 불순한 의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영업 허가를 통해 정상영업을 하는 업주들 역시 북성로 불고기거리가 쇠퇴될 것을 우려했다.
한 정상영업 업주는 “이 일대 포장마차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아 상권 자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앞으로 더 두고봐야 겠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 역시 북성로 상권 존폐 위기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찾은 최 모(28·대구 북구 침산동)씨는 “대구의 대표적인 유명 먹거리 골목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인 만큼 북성로 불고기거리가 잘 유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현진기자 guswls2717@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