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과 소통 가능한 일자리 확대해야”
“비장애인과 소통 가능한 일자리 확대해야”
  • 황인옥
  • 승인 2018.04.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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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재단 ‘사람도서관’ 선정
숲장애인고용사업장 손영미 대표
쌀로 만든 빵 종류만 40~50개
수성구청·병무청 납품하기도
최종목표는 비장애인과 소통
사업장 카페서 손님 응대 유도
자존감 향상 등 변화 이끌 것
손영미
손영미 대표

“장애아들이 성인이 되면서 일자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절박한 심정으로 장애인을 위한 사업장을 구상하게 됐죠.”

장애 어린이를 위한 ‘화니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손영미(56)가 어느날 생각에 잠겼다. 아이들이 20살이 되자 아이들의 미래 걱정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런데 현실은 절망이었다.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 그녀가 직접 장애인, 그것도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기로 했다. 그 결실이 숲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대구시 수성구 팔현길 136)이다. 장애인 50여명, 비장애인 20여명이 일하고 있는 이 사업장은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숲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 손영미 대표는 “장애아들이 학년기가 끝나고 성인기가 되면 다시 집에서만 생활할 수밖에 없다”며 “마침 보건복지부 시범사업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이 운영되고 있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 확대와 직업재활사업을 통한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취지를 담고 있는 ‘숲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대구시 수성구 팔현길 136)’은 보건복지부와 대구시의 지원으로 2013년 5월 설립됐으며, 사회복지법인 화니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장의 주력 브랜드는 ‘베이커리 숲’. 전문 제빵사와 장애인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빵을 굽고 판매도 한다. 빵이 주력상품으로 선택된 이유는 두 가지다. 어린이집을 운영할 당시 평소 아이들이 몸을 흔들거나 귀를 치거나 하는 상동행동을 보였는데, 베이커리 수업 때 만큼은 집중도도 높았고 진지했던 것. 장애인고용사업장을 구상하러 갔던 일본 견학도 결정적이었다. 장애인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매장을 통해 판매까지 하는 시스템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주민들이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를 주문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어요. 무엇보다 서비스를 하면서 행복해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죠.”

1층은 베이커리카페, 2층은 제과제빵 작업실, 3층은 자동차 부품 등의 임가공작업실로 활용되고 있다. 2층에서 만든 빵을 1층 카페에서 직접 판매까지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주 1회 생활자수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제과제빵체험, 향초 및 디퓨저 만들기, 원예치료 강좌도 요청하는 단체를 중심으로 무료강의를 구상중이다.

빵에서 만큼은 자신 있어 했다. 100% 국내산 쌀로 만드는 빵과 과자는 믿고 먹어도 된다는 것. 처음에는 쌀가루로만 만들다가 최근에는 밀가루로 만든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쌀과 밀가루로 양분화해 가격의 다양화를 꾀했다. 빵 종류도 40~50가지에 이른다. 식빵, 단팥빵, 초코빵, 크림치즈빵 등의 일반 빵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 쿠키세트 등 다양하다. 브런치 메뉴로 샌드위치와 피자도 선보이고 있다.

“건강에 좋은 빵이라는 인식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요. 피자도 쌀가루도(dough) 위에 신선한 재료를 듬뿍 얹어 맛이 담백해 배달주문까지 하고 있죠.”

목표는 더 많은 중증장애인을 위한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판로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수성구청이나 병무청 내의 카페나 경북대 매점 등에 빵을 납품하고 있고, 일반인들의 단체주문도 더러 있다. 그러나 더 많은 판로가 시급하다.

손 대표의 궁극 목표는 장애인들이 단순노동을 넘어 서비스직에까지 장애인들이 진출하는 것이다. 카페에서 직접 주문을 받으며 손님들과 소통하는 수준으로까지 노동이 확장돼야 한다는 것. 그 과정에서 자존감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를 사는 장애인들도 직업전선에서 일을 하며 자존감을 높여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겠어요?”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전공하고 수녀님의 권유로 장애아를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했고, 내친김에 특수교육으로 박사과정까지 밟고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손 대표가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2018 사람도서관(Human Livrary)‘에 선정돼 강연을 펼친다. 손영미 사람책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대구여성가족재단에서 만날 수 있다. 053-219-9976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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