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세기의 담판, 北측 결단만 남았다
6·12 세기의 담판, 北측 결단만 남았다
  • 승인 2018.06.0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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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를 계기로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공식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선언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방식에 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우선 북·미 정상회담에서 “과정을 시작하겠다”고 표현했다. “나는 (회담이) 한 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한번에 (합의가) 성사된다고 하지 않았다”고 했고, “우리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북한은 단계적으로 핵을 폐기하고 단계별로 미국이 제재완화와 체제안전보장 등 구체적 보상조치를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미국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초기에 폐기해야 체제안전, 제재해제 등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으로 접점을 찾기 어려운 간극을 보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6·12를 ‘과정의 시작’으로 보고,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상황이 한결 유연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종전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한 것도 주목된다.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에 종전선언까지 더한다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은 본격 시동을 걸게 된다.

하지만 걱정도 없지 않다. 미국이 회담의 가시적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벗어나 종전선언만으로 ‘평화이벤트’를 마무리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예단하긴 여전히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김 부위원장을 만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합의에 이르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큰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여러 차례 하겠다는 발언도 양측의 간극을 좁히는 게 쉽지 않은 어려움을 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대북 경제원조 비용 분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빠지고 한국이 주로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꺼림칙한 일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쏠려 있다. 7일 뒤 싱가포르에서 만난 두 정상이 극적인 합의 도출로 CVID에 완벽하게 성공,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전체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바꾸는 역사적 대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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