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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절반의 성공에 그친 북미 정상회담

기사전송 2018-06-13, 23: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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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0년 적대관계의 청산을 선언하고 평화 대장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두 정상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발표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그 출발점이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조항에 합의했다. 양측은 또 후속 회담을 열어 6ㆍ12 싱가포르 회담 합의사항 이행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비핵화(CVID)’ 표현은 포함되지 않았다. 비핵화 로드맵이나 시간표, 체제 보장의 구체적 방안 등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 기대를 모은 종전선언 내용도 없었다. 공동성명은 상당히 포괄적 내용을 선언적으로 밝힌 것에 불과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 차례 평양 방문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김 위원장 친서 전달 등으로 잔뜩 기대를 모았음에도 구체적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이다. 절반의 성공이다.

사실 북미 실무협상 때도 CVID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 요구의 맞교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이 많았다. 결국 CVID와 CVIG를 일 대 일로 빅딜하는 난제와 비핵화 검증 및 이행은 추가 실무협상으로 넘어갔고 최종 담판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그야말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험난한 여정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이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북미의 변함없는 진정성과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졌다. 향후 협상에서도 신뢰관계를 더 강화하면서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기나긴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관련국은 동북아 질서의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과거처럼 다시 뒤돌아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한반도 비핵화 완성 때까지 문재인 정부가 북미 양측을 견인해야 할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만에 하나라도 국내 정치일정에 쫓긴 트럼프 대통령이 CVID 이행 전에 북한의 대륙간탄도탄(ICBM) 폐기를 얻는 선에서 북측에 ‘체제보장’을 해주는 일이 현실화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 약속을 어기지 않고 정상국가의 길로 가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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