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바꿔 등판하면 달라지나
이름만 바꿔 등판하면 달라지나
  • 승인 2018.06.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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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까지 연계된 주변 정세가 급속한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자치 장을 뽑는 지방선거를 치러냈다. 사생활을 끄집어내는 인신공격은 물론 색깔론으로 치졸한 경쟁이 난무했지만 국민의 선택은 끝났고 등판이 되었던 떨어졌던 갈 길이 정해진 것이다. 그런데 선거는 끝났지만 그라운드 정리가 쉽지 않다. 충격적인 패배의 인정은 했지만 놀란 가슴 진정이 안 되고 어떻게든 수습을 하려하지만 내 살길이 무너진 마당에 어떤 이야기도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사랑만 받던 자유한국당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은 충격에 당대표의 사퇴에 이어 중앙당 해체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외부인사에게 비상대책위원회의 전권을 맡기고 당명도 바꾼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의 자유한국당이 아닌 다른 정체성을 가진 다른 모습의 정당이 될까.

자유한국당이 선거가 끝난 뒤 당 대표의 사퇴 후 제일 먼저 한 것이 국민에게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행동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모양새이다. 누군가에게는 이번 선거참패의 책임을 지우려하고 우리는 이렇게 까지 해서 다시 일어서고 있음을 알리려고 하는데 누구도 자신의 이익을 버리려고 하지 않으니 이 모습마저 단합은커녕 모래알처럼 와해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보수 정당으로서 그들이 차지한 입지는 대단히 컸다. 그리고 탄탄했다. 때문에 그들도 선거 결과를 보고 당황했을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일침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들에게 희망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적극적인 의사전달을 했음에도 그들의 모습은 예상대로 여전한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말을 새기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닌 퍼포먼스에 치중하며 명분을 세우기 급급한 것이다.

국내외의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보수 세력의 경우 변화의 물결이 낯설기는 하겠지만 정체성을 놓으라는 것이 아닌 시대를 읽으라는 것이다. 모든 책임의 총대를 당대표가 홀로 지고 사퇴를 했으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외부의 발표에 급급할 것이 아닌 내부의 균열을 파악하고 이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존재감을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며 보여주기 일변도의 이슈성 발언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너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 나 때문이다 라는 생각으로 내가 먼저 쇄신을 해야 한다. 네가 책임을 져라가 아닌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인드가 서지 못하면 당 안에서나 당 밖에서 간택된 대표 역시 균열된 자유한국당의 조각들을 맞추지 못할 것이다. 혁신이란 말은 관습이나 조직, 방법 등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모습이 되는 것이 혁신임에도 말로만 혁신을 하려니 안에서 보는 그들이나 밖에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이나 온전한 혁신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무조건 우리 지역 출신 후보에게 표를 심어주는 시대는 갔다. 세대의 갈등도 이데올로기의 색깔도 넘어서고 있다. 국민들은 과거의 국민들이 아니다. 구태를 반복하니 국민들이 철퇴를 내린 것이다. 이 나라의 건강한 정치 생태가 이루어지려면 어느 한 정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견제하고 또 협력하여 국민들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달려주어야 한다. 매 초마다 결과치를 달리하는 무수한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시대이니 구태의연한 반복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은 먹히지 못한다.

선거 역시 책임이다. 정치도 책임이다. 임기 동안만 사고가 안 터지고 예산이 부족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닌 임기를 끝내도 지속적인 발전 동력을 유지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영구한 집권이 아닌 어느 기간 동안의 운전을 맡은 자로서 국민과 나라의 안전을 담보로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 선거를 치러낸 모습도 내 모습이고 선거 결과를 맞는 모습도 내 모습이다. 바꾼다고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고 마인드를 바꿔 분골쇄신의 길을 걸으면 될 것이다. 이를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직접 실행해야 한다.

그리하면 진짜 달라진 모습으로 2020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를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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