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반기문 때리기’와 ‘정치교체론’
야권의 ‘반기문 때리기’와 ‘정치교체론’
  • 승인 2017.01.15 11: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주말과 휴일 동안 반 전 총장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부터 김대중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무덤을 참배하는 등 대선행보에 들어섰다. 그는 김해 봉화마을과 팽목항을 찾아갈 것이라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전화할 것이라 했다. 이에 반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포문을 열어 반 전 총장 때리기에 나섰다. 치열한 대선전의 서막이 열린 느낌이다.

반 전 총장이 서거한 모든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거나 하겠다고 한 것은 지역간, 세대간, 이념간의 갈등을 넘어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그의 ‘통합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준 일이라 판단된다. 그가 한 김치찌개 식당에서 20∽30대 대학생, 워킹맘 등과 점심식사를 하며 ‘젊은 사람들의 미래를 위한 길잡이가 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이 당분간은 각개각층의 국민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이런 통합행보에 대해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반기문 때리기’에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 전 총장이 ‘제2의 박근혜’라며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폄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희정 충남지사도 ‘자격이 없다’라거나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될 분’이라고 했다. 그에 대해서는 말을 않겠다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하루 만에 말을 바꾸어 공격을 재개했다. 김종인, 박지원 의원 등도 가세했다.

우리는 반 전 총장이 공항에서 언급한 ‘정치 교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도하는지 확실히는 진단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의 말 앞뒤 맥락으로 추론해 보면 정치교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치의 병폐인 지역적, 세대적, 이념적 갈등을 해소하고 다함께 합심해 국가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자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모든 대통령의 실패를 초래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개헌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론이 어느 쪽이든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극단적인 이념대립으로 ‘복수’ 차원의 정권교체가 국가와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개헌 요구도 국민 절대다수의 여론이다. 어느 한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장래를 위한 개헌논의가 새해 정국의 가장 중요한 담론이 돼야 한다. 야권의 공격에 대해서도 반 전 총장은 대선가도에서 거쳐야 할 검증이라 여기고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