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가계 빚 대책마련 시급하다
사상 최대의 가계 빚 대책마련 시급하다
  • 승인 2017.05.24 21: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경제의 뇌관이라 할 수 있는 가계 빚이 올해 1분기 동안 17조 원 이상이나 증가해 1천360조 원에 육박했다는 발표이다.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이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로 인해 브레이크가 없었던 급증세는 다소 꺾였지만 전 분기 대비 증가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라 한다. 가계 빚의 질도 크게 나빠졌다. 정부나 금융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그저께 한국은행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신용, 즉 가계부채의 잔액이 1천359조7천억 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의 1천342조5천억 원보다 1.3%인 17조1천억 원이 늘어난 사상 최대의 규모라는 것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가계대출 1천286조6천억 원과 결제하기 이전의 카드 사용 금액인 판매신용 73조 원을 합한 가계의 실질적인 총 부채이다.

거시적으로는 가계 빚의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고 볼 수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맞물려 가계 빚이 폭증했던 2015, 2016년과 같은 급증세는 어느 정도 진정됐다. 그러나 가계 빚이 폭등하기 전인 2010~2014년 1분기 평균 증가액인 4조 5천억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고공행진이라 할 수 있다. 올 1분기의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도 11.1%로 2015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 기관의 가계대출이 1분기에 7조4천억 원이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을 줄이면서 가계의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한 ‘풍선 효과’의 영향이다. 특히 서민층과 자영업자들이 오히려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으로 쏠려 가계 빚의 질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비은행권도 여신심사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서민층의 소비 여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도 가계 빚 증가 규모가 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속히 전 금융권에 도입하는 등 부채 증가의 안정적 관리가 시급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