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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김영란법,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기사전송 2017-09-20, 21: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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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손질하겠다던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개정이 감감무소식이다. 최대 명절이 코앞에 다가 온 가운데 농수축산 종사자들은 대목을 놓칠까 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행정안전부·법무부는 합동으로 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경제·사회적 영향 분석과 국민 의견을 바탕으로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 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인사 청문회에서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긍정·부정적 효과, 현실적 문제를 검토해 개선안을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추석이 보름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 움직임이 없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부당한 청탁과 과도한 접대관행을 없애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청렴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술집이나 고급 음식점 접대와 골프 접대 등도 사실상 근절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보이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민원인들로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접대나 청탁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점은 공직사회를 청렴조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농축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타격이 너무 크다. 접대 식사비에 제한을 두는 바람에 관공서 주변의 웬만한 식당들이 채산을 맞추기 어려워 줄줄이 문을 닫았다. 화훼 농가도 판로가 끊어져 아우성이다. 특히 추석 등 명절 선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육류소비가 큰 타격을 입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 설 대목의 국산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년 대비 과일은 31%, 쇠고기는 24.4%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품목별 연간 생산 감소액이 한우 2천286억원, 과일 1천74억원, 화훼 390억∼4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촌경제가 붕괴 우려에 직면한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 1주년을 맞아 적용 대상 및 품목, 범위 등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적용기준을 ‘3(식사)·5(선물)·10(경조사비) 이상’으로 규정해 놓은 시행령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개정에 공감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물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시행령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은밀히 금품이 오가는 관계를 끊어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만든다는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단속의 정도가 지나치다면 고치는 게 당연하다. 추석이 임박한 만큼 시행령인 선물한도부터 먼저 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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