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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국회 특권 없앤다더니 보좌관만 늘리나

기사전송 2017-11-23, 21: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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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회의원 사무실마다 8급 공무원 1명씩 총 300명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17일 국회 운영위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가결하면서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공무원 증원 계획을 놓고 첨예하게 싸워왔다. 그런 국회가 막대한 예산이 드는 보좌진 증원과 국회 내 연구원 설립에는 여야가 한통속이 돼 일사천리로 법안을 의결한 것이다. 너무나 몰염치한 짓이다.

국회의원 보좌진 정원은 2000년 이전까지 5명이던 것이 2000년 6명(4급 1명 증원), 2010년 7명(5급 1명 증원)으로 늘어났다. 5급 1명 증원에 들어간 세금만도 연간 177억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현재 각 의원 사무실마다 2명씩 두는 인턴이 1명으로 줄이는 대신 공무원 1명이 늘어나면 예산은 매년 67억원이 더 들어간다. 내년 인턴들의 대규모 해직을 핑계로 인턴 1명 줄이면서 보좌관 1명을 더 늘리는 묘수를 쓴 우리 의원들의 내 잇속 챙긴 것이다.

보좌관 증원 변명도 말이 안 된다. 국회에는 이미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 등 입법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있다. 그런데 굳이 50억원 규모의 국회 내 연구기관을 또 만들겠다는 것은 내 식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전형적인 특권 의식의 발로다. 새로 조직 만들어 세금 축낼 생각 말고 기존의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 지금 국회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칼질’해 민간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도 모자라는 판에 거꾸로 세금으로 내 수족들만 늘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온갖 이름의 특권은 200개가 넘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해 7월 ‘의원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도 특권 내려놓기에 동의했다. 헌법 사항이 아닌 의원 특권은 개헌에 앞서 법으로 완전 폐지를 선언하라는 게 민심이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등 특권 폐지 대상이 적잖다. 그동안 국회의원 세비 삭감, 국회의원 정원 축소 등을 여야가 다투어 공약했지만 모두 헛구호로 끝났다.

국회의원들은 입만 열면 민생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특권부터 챙기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비일비재다. 20대 국회에서 지난 8월까지 발의된 기업관련 법안 973건 중 3분의 2가 규제법안이었다. 비서를 많이 둔다고 일의 효율이 올라갈 리도 없다. 의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보좌진 증원이 아닌 책임성 강화임을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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