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창참가 속셈’ 말려들지 않아야
북한의 ‘평창참가 속셈’ 말려들지 않아야
  • 승인 2018.01.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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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한 유화공세의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올림픽 참가를 조건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얻어낸 북한은 11일 한미 군사훈련 자체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을 향해 완전한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께는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 일부를 걸고 넘어지기도 했다. 올림픽은 뒷전이고 한국에 와서 한마당 정치선전판이나 벌리겠다는 북한이다.

그저께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미국주도의 제재와 압박 효과’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는 발언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우리가 아량을 가지고 요구를 다 들어주니 눈치만 보던 남조선이 머리를 처들고 오만방자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가 아직 평양에 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어제 열린 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한 실무회담도 그렇다. 정작 중요하고도 시급한 논의 사안은 북한팀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안이다. 그런데 북한은 그런 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모란봉악단 등 예술단 파견문제만 의제로 하겠다고 고집했다. 알다시피 북한의 예술단은 김정은 체제의 위대성 선전이 유일한 임무이다. 북한이 겉으로는 올림픽 참가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평창을 선전과 남남갈등의 기회로 이용하겠다는 속셈이다.

지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은 베이징공연에 앞서 체제선전과 미사일 발사장면 포함 문제로 중국 측과 갈등을 빚다가 공연 자체를 취소한 일이 있다. 다음 달 북한 예술단원들이 군복을 입고 입국한다거나 그들이 공연하는 무대배경에 김정은 찬양이나 미사일 발사장면이 삽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북한이 탈북 종업원 송환을 연계하며 거부한 것도 북한의 속셈이 정치적 계산뿐이라는 확고한 증거이다.

우리측은 평창 참가를 기회로 해 한국사회의 내부를 뒤흔들어 놓겠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경기에 참가하는 북한의 선수단이 몇 명인데 500여명 규모의 예술단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20일로 예정된 스위스 로잔 IOC 회담에서도 북한 의도에 딸려가서는 안 된다. 평창의 성공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안보위기까지 초래하면서 북한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남북 단일팀 구성 등도 북한으로서는 정치적 계산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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