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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근로시간 단축, 중소기업에 특단의 배려를

기사전송 2018-02-28, 20: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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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가 28일 주당 법정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던 특례업종도 26개에서 5개로 축소했다. 한국이 ‘과로 국가’라는 오명을 씻고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지고 신규채용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개정안은 여야가 타협을 통해 합의를 통해 극적으로 도출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휴일근무수당 등에서 기업부담을 고려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 근로시간단축은 세계 최장수준인 우리나라 근로시간을 생각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2016년 기준 연평균 2,069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00시간 이상 길다. 그렇다고 근로시간 단축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당장 중소·영세기업이 절대다수인 대구의 사정이 절박해졌다.

지역중소기업들은 “현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정책”이라며 불만이 높다. 올해 초 시행된 최저임금인상에 이어 근로시간단축까지 통과되자 경영난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재계도 큰 틀에서 환영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추가대책을 주문했을 정도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인력난이 당장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노동제도 유연화에 대한 논의도 성실히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정근로시간이 줄면 추가비용도 문제지만 인력난은 더 심각해진다. 대구성서산업단지공단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B업체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시 신규인력 충원은 필수인데 중소기업에서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인력난을 줄일 근본대책으로 현재 최대 3개월까지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늘리는 등 유연근로제 확대가 시급하다. 유연근로제는 업종이나 기업, 일의 특성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정해진 기간에 근무시간 총량을 맞추면 된다. 이럴 경우 기업부담은 한층 줄어든다.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 생산성제고 없이 근로시간만 줄면 기업·근로자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동비용마저 줄지 않는다면 기업경쟁력이 나아질 리 없다.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생산성제고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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