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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지방분권’ 빠진 개헌안이 무슨 의미가 있나

기사전송 2018-04-04, 21: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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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3일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의원내각제 요소를 강화한 자체 개헌안을 확정했다. 한국당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주장하는 ‘6월 개헌’에 반대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6월까지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고 9월까지 국민투표를 마친다는 개헌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로써 국회 개헌 논의 테이블에 대통령 개헌안과 제1야당 개헌안이 나란히 놓이게 됐다. 대통령 개헌안을 사회주의 개헌 음모라며 장외투쟁까지 예고했던 자유한국당이 개헌 협상 착수에 전격 합의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진전이다.

한국당의 개헌안은 의원내각제 요소를 대폭 가미한 것이다. 대통령은 외교·국방 등 외치만을 담당하고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는 행정 등 내치를 담당하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제’ 내지 ‘한국형 내각제’를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을 막기 위해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에 대한 대통령 인사권을 축소하고 특별사면권을 행사할 때도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뒤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과 현격한 차이가 있어서 평가할만하다.

한국당의 개헌안이 지방분권에 냉담한 것은 충격적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방분권 강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꾸는 정부개헌안에 반대한다고 공언, 대통령의 개헌안보다 더 후퇴했다. 지방분권의 이름으로 사실상 연방제를 도모하는 것이므로 단일국가를 정하고 있는 헌법체제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당론대로라면 지방분권 개헌은 사실상 물건너 간 셈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월 26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북측의 ‘방남 반대’ 시위를 주도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개헌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를 하려 한다”며 “종국적인 목적은 남북 연방제통일”이라고 주장했었다. 한국당은 ‘지방정부’가 어떻게 해서 연방제통일을 도모하는 것이 되는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해명하기 바란다.

한국당은 ‘지방정부’ 용어사용에 반대했지만, 구체적으로 ‘자치분권’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구상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지방분권 강화를 “국회의 통일성과 통합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비춰보면, 자유한국당은 ‘지방분권’보다 ‘중앙집권’ 강화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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