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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교사·학생 모두가 부담스럽다는 스승의 날

기사전송 2018-05-14, 21: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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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교권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전통적으로 스승의 날에는 스승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우수 교원들은 훈장이나 표창을 수여받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새 이날의 풍속도는 바뀌어 스승이 부담스러워하는 날이 됐다. 폭증하는 교권침해 사례는 스승을 더욱 초라하게 한다. 이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오늘이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날이 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이 오면 며칠 전부터 ‘교사에게 카네이션 포함 일체 선물 금지’라는 가정통신문이 나간다. 따라서 이날이 되면 교사들은 자신이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곤혹스럽다 한다. 학생, 학부모는 그래도 기념일이라 그냥 있기가 거북하다 한다. 차라리 이날이 폐지되기를 바라는 교사도 늘어나고 있다.

스승을 존경하기는 고사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총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508건이다. 지난 2007년 204건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 학교장 등 교직원, 심지어는 학생들로부터 교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들로부터 폭언이나 폭행,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당하며 교단에 서서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자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스승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스승의 날을 통해 이 감사의 뜻을 선생님께 전하고자 한다. 졸업한 제자들에게는 평소 연락이 뜸했던 은사님께 안부를 묻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법은 꽃 한 송이마저 청탁으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다.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로부터 꽃 한 송이나 음료수 한 캔 받았다고 해서 불공정한 교육과 평가를 할 교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하면 씁쓸하다.

그럼에도 법은 지켜져야 한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수님께 김영란법에 위반되지 않는 감사의 현수막을 내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장기자랑, 야외 체육활동, 선생님을 주제로 한 영화시청 등의 행사를 갖기도 한다.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카네이션 대신 감사 편지는 어떨까. 스승에 대해 진정으로 존대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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