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
분권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
  • 승인 2017.04.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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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한사람에게만 권력이 집중된 중앙집권적인 대통령제는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

이러한 ‘국정농단’의 쓰라린 아픔을 겪으면서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를 끊어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봇물 터지듯이 분출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권력과 재정의 구조를 바꾸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공론화되면서 국민적 기대도 높아졌다.

최근 각 지방의회에서도 지방분권형 개헌 결의안을 잇 따라 채택하는가 하면, 시도지사와 국회의원들도 이러한 개헌 대열에 대거 가세하면서 이번 대선이 개헌에 시동을 거는 시발점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각 당의 후보가 확정되고 대선 구도가 짜여지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에 대한 논의는 슬그머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이러다가는 5년 뒤 또 다른 불행을 되풀이하게 될지 모른다.

대통령 개인도 개인이지만 모든 권한이 대통령 1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국가체제가 더 큰 원인이라는 것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고치지 않고 사람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으로는 안 된다는 경고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현장과 동떨어진 중앙권력으로는 국민의 안전을 지켜 낼 수 없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에서 메르스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복지정책도 그렇다. 중앙정부의 일방통행식의 밀어붙이기로는 국민만 불안하게 할 뿐이다. 지역실정을 외면한 천편일률적인 복지정책는 효율이 떨어지고 민-관, 민-민 갈등을 야기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여건이 제각각인 지방이 주도적으로 특성에 맞는 일터를 만들고 일감을 구해야만 지속 가능하다. 1987년 독재를 막기 위해 만든 중앙집권적 헌법체제로는 이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그러므로 개헌은 반드시 이뤄져야하며, 그 방향은 동맥경화에 걸린 국가권력을 지방으로 내려놓는 분권형이라야 한다.

지방분권형 개헌은 국가의 권력집중 시스템을 개조함과 동시에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지방이 살 수 있는 최선이 선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헌법에 분권형 국가임을 천명해야 한다.

선진국은 이미 분권형 국가를 지향한지 오래다.

프랑스는 헌법 1조에 분권형 국가임을 명확히 밝혀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도 헌법에 명시해야한다.

국회의원 몇몇이 모여서 광역 시·도를 없애느니, 시·군을 폐지하느니 하는 안하무인식의 정략적 접근은 더 이상 안 된다. 성년이 된 지방자치도 본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현행 헌법에는 지방자치와 관련된 규정이 2개 조항에 불과하다. 그것도 지방자치를 법률도 위임한다는 내용이 고작이다. 이제는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지방자치를 실현할 때다.

자치입법권과 자주조직권, 재정분권에 대한 명확한 헌법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비수도권 지자체의 지방재정권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가 재정집행은 국가와 지방이 40: 60의 구조임에도 불구, 세금의 80%는 국세로, 20%만이 지방세로 잡힌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 본격시행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전국의 각 지방은 여전히 재정난에 허덕이며 중앙정부에 재정을 구걸해야 하는 지경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자치도 개선해야 하고 자치경찰도 도입해야 한다.

국회도 상하 양원제로 개편하고 상원은 지역대표형으로 가야한다.

현재와 같은 인구비율의 국회 구성은 수도권 공화국을 부채질할 따름이다. 하원은 현재와 같이 운영하되, 상원은 시·도 마다 같은 수의 국회의원으로 구성해 국가균형발전, 안보와 외교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시대 정신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분권화에 있다. 분권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국민행복도가 높아진다는 OECD의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므로 차제에 반드시 분권형 개헌을 관철시켜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으로 갈수 있고 국민들도 행복해 진다.

지금이라도 대선 후보들은 국가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고칠지, 이를 위해 개헌은 언제 어떤 방향으로 할지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

대선을 앞둔 국민들도 눈을 부릅뜨고 이를 지켜보고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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