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확장(생각에 날개를 달아주자)
생각의 확장(생각에 날개를 달아주자)
  • 승인 2017.10.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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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이 말은 이외수 씨의 책에 나오는 말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말이다. 언제 처음 이글을 접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 하지만 처음 접한 그날의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처음 이글을 읽었을 때, 마치 머릿속에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그것은 깊은 숲 속에서 불어오는 솔 향처럼 신선했고, 강변 둑길에 핀 코스모스의 향기처럼 상큼했다. 답답하게 막혀 있던 내 생각의 관이 뻥 뚫리는 듯, 생각의 확장이 이뤄지면서 나는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생각의 창살을 만들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죄수와 같은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든 생각의 감옥. 그곳을 빨리 탈출해야겠다.

수많은 관계 속에 우린 살아간다. 맞지 않는 사람과도 함께 살아야 할 수도 있고, 절대 품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람과도 함께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내 입맛대로 사람을 선택할 수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뒤에 선 사람을 향해서는 팔이 안으로 굽는 탓이라고 핑계를 대며 ‘미안하다. 내 팔이 안으로 굽어서 등 뒤에 있는 너는 내가 안을 수가 없구나.’ 고 얘기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향해서는 나의 팔이 짧음의 이유를, 많은 사람을 품지 못하는 것은 내 팔이 두 개 밖에 없어서라는 이유를 댔다. 그런데 그건 다 이유고, 핑계였다. 사실은 내 마음의 그릇이 작아서였다고 솔직히 고백해야 할 것 같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어쩔 수 없다고? 천만에. 그건 핑계다. 팔은 안으로 굽지만 다리는 바깥으로 굽는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버리자. 그게 속 편하다. 이외수 씨 말처럼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그걸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고 핑계 댈 필요가 없다. 핑계였다는 걸 그걸 하나 인정하고 나니 껴안을 것이 내 주위에 너무나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인식하는 관점만 바뀌어도 상황이 달라지기도 한다.

작은 그릇에는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그 그릇 크기보다 작든지, 그 크기와 비슷한 크기의 그릇만 담을 수 있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으려 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듯 우리 마음에도 그릇이 있다. 그 그릇의 크기는 모두가 다르다. 간장종지만한 크기부터 양푼이 대접만한 크기까지 마음 그릇의 크기는 모두 다르다. 그래서 사람도 자신의 마음 그릇의 크기만큼의 사람을 담을 수 있다. 자신의 마음 그릇만 크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맘껏 담을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비슷하거나 혹시 더 크면 상대방의 그릇을 담을 수 없다. 그 때 남의 그릇의 크기를 줄이려 하지도 말고, 나의 그릇보다 작은 그릇만 골라 담으려 하지 말고 내 그릇을 키워보자. 담을 수 있고 없고는 순전히 내 그릇의 크기에 달려있다. 그릇을 키우자.

도저히 풀 수 없는 엉키고 설킨 실타래도 풀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오만 핑계를 다 대어 보아도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찾으려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찾지 않으려 하니 보이지 않을 뿐이다. 신(神)은 언제나 우리에게 두 가지를 함께 주신다. 빛과 어둠을 주셨고, 높은 산과 깊은 바다를 주셨다. 남자와 여자를 주셨고, 성취라는 것과 그것을 위해 감당해야 할 고통의 과정을 주셨다. 하나의 문을 닫을 때 언제나 반대편에는 하나의 문을 열어 놓고 닫으셨다. 다 방법 있다. 찾아보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참으로 많은 핑계를 대며 생각 속에 우리를 가두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된다고 말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듯 다 이유가 있다. 아예 시작도 해보기 전에 실패의 이유를 찾는다. 왜 될 수 없는지 그 이유부터 먼저 만든다. 핑계라는 보험부터 먼저 챙기며 살아간다. 혹시나 그 일이 못되더라도 내 잘못은 아니라는 식의 빠져나갈 구멍을 먼저 만든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생각을 확장시켜보자. 생각만 확장 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결과까지 바꿀 수 있다. 생각을 좁은 틀 안에 가두지 말고 날개를 달아주어서 생각이 훨훨 날 수 있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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