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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중독(中毒)

기사전송 2018-04-04, 21: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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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흔히 현대사회를 일컬어 ‘중독’의 사회라고 한다. 중독은 마치 큰 독에 빠진 쥐가 아무리 빠져 나오려 해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수많은 사람이 중독의 깊은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중독의 종류로는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일중독, 쇼핑 중독, 성(sex) 중독 등이 있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로 인해 결핍을 경험하게 되면 그 결핍으로 인한 허전함을 재빨리 즉각적 만족감을 주는 대리적 강화물(술, 도박, 인터넷, 성)로 그 빈 공간을 채우려 한다.

괴로울 때 마신 한 잔술의 즐거움은 잠시 그 괴로움을 잊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잠시 잊었을 뿐, 그 사람을 괴롭게 했던 실제 사건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미해결된 감정의 덩어리’가 되어 삶의 전반에 소리 없이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다시 괴로운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또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 해결방법보다 예전 그 순간에 잠시 기쁨을 주었던 ‘찰나의 쾌락’을 무의식적으로 다시 찾게 된다. 중독은 그렇게 본질적 접근보다는 우회적 접근을 선택하여 잠시의 고통을 잊음으로 진짜 고통을 누적시켜 가고 있는 것이다. 중독은 소리 없이 우리 삶의 전반에 시나브로 침투하여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에 과도하게 빠져 생활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 “특정한 기호, 습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내맡기는 상태”라 정의 내려져있다. 또한 중독을 또 다른 말로 ‘집착, 강박, 탐닉’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언가를 탐닉, 집착하고 있다면 이게 바로 중독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중독에 빠져 있는지 살펴보자. 공식적으로는 중독의 종류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필자가 임의로 한번 여러 중독들을 정의 내려 본다.

가령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고 분리가 되면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늘 SNS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 있다. 적절하게 소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은 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되지만 불안에 의해 강박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그 관계가 깨어질까봐 늘 걱정하고 삶에도 지장이 있다면 그는 이미 중독되어 있는 상태다. 필자는 그를 ‘관계중독’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음식의 즉각적 만족감에 빠져 ‘구강만족’의 즐거움으로 자신의 삶을 채우고 만족하는 상태를 ‘음식중독’으로, 자신의 삶이 산산이 망가져 가면서도 불나방이 불을 향해 달려가듯 끝없이 권력의 자리를 탐하는 상태를 ‘권력중독’이라고 정의를 내려 본다. 무리 속에 파묻혀 ‘몰 개성화’속에 살면서도 그 속에서 편함을 누리고 개인의 책임을 회피해가며 행복을 확인해가는 상태를 ‘무리중독’이라 이름 붙여본다. 중독은 이렇듯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 삶을 갉아 먹고 있다.

인생은 괴로움의 연속이라 했던가. 그 괴로움이 모여 이룬 바다 ‘고해’

괴로움의 바다 ‘고해’에 빠져 그 괴로움을 잊기 위해 허우적대고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지 잠시 생각해본다.

사실 인터넷보다 부모의 관심과 친구와의 놀이가 더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인터넷이란 사이버공간에서 즐거움을 찾지 않을 것이다. 알코올보다 아내와 자녀의 사랑이, 직장동료의 인정과 존중이 더 즐거움을 주었다면 그대들의 남편들은 더 이상 삶의 즐거움을 알코올로 채우고 있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산적해 도저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때 문제를 피하려 하지 말고 문제를 내려놓고 잠시 한 발짝 물러서 문제를 바라보자. 그리고 보태거나 더하지 않고 문제를 문제 그 자체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인식해가는 연습을 해보자.

쉼 호흡 크게 한번 하고 내가 할 수 있단 생각 잠시 내려놓고 한 발짝만 물러서 문제를 찬찬히 바라보며 살짝 뒤집기만 해보셔도 세상이 달리 보일수도 있으니까.

‘내힘들다’를 거꾸로 하면 ‘다들힘내’가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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