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의 날 유감
서해수호의 날 유감
  • 승인 2016.04.03 13: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시종 시인
아기의 첫 니 같은 하얀 목련이 며칠 전부터 앙징스런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25일은 참 뜻 깊은 날이다.

국립 대전현충원에선 제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박근혜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거행됐고, 필자에겐 TBC라디오 방송에 졸시 ‘자유의 여신상’이 대구 사는 황인숙 시인의 낭독으로 발표되는 날이기도 했다.

‘서해수호의 날’ 제정 취지는 서해에서 발생한 끔직한 북한 도발을 상기하면서 국민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를 계기로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과 애국심이 만세반석 위에 굳건히 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사람의 별명이 ‘망각의 동물’이지만, 우리 국민들은 특히 건망증이 심각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폭침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전(2010년) 등이 있었던 비극의 현장이 바로 서해인 것이다.

안보는 하루에 백번을 강조해도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 든다. 1956년에 제정된 현충일은 늙은(?) 공휴일이 되어, 애국선열과 전몰군경을 기리는 본래의 뜻이 많이 퇴색 됐다.

애국이 주제가 되어야 할 현충일 본래의 뜻에 맞지 않게, 이날 단체여행을 가거나 가무음주판을 벌이는 비국민적 처사가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의 행복한 삶이 지속되자면, 현충일을 모독하지 않는 올곧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서해수호의 날 제정 시행으로 해이한 안보관이, 확고한 안보정신이 바로 잡아지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첫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있었는데, 애국가가 1절부터 4절까지 완창(完唱)이 되어 감명이 컸고, 박근혜 대통령이 단아한 모습으로 국가를 지키자면 좋은 무기와 국민단합이 꼭 있어야 한다는 적절한 기념사는 공감이 됐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도발로 해군용사 46명이 떼죽음을 당했는데도, 국내의 종북세력은 천안함이 암초에 부딪혀 침몰했을 뿐,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입에 게거품을 물었지만뒤늦게 나마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게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내렸다.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5년이나 걸렸고, 죄질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고 북한을 옹호하던 자들은 엄격한 의미로 형식적으로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지만 진정한 우리 국민은 아니다.

대가리가 둘 달림 뱀이 실제로 있다. 머리가 둘 달린 뱀은 한 마리냐? 두 마리냐? 다툼이 있을 법하지만 해담은 간단하다.

뜨거운 물을 뱀 대가리 하나에 부었을 때 뜨거워 몸부림을 치는데, 나머지 뱀 대가리 하나는 괴로운 표정도 없이 히히닥거리면 몸뚱이는 같은 하나지만 두 뱀 대가리가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하지 않으니 두 마리의 뱀이라 할 수 있다.

천안함이 폭침되어 46명의 아까운 용사들이 떼죽음을 당한대도 국민들과 같이 슬퍼하지 않고 북의 도발을 옹호하는 자들은 결코 내면적으로 우리 국민이 아니다.

되먹잖게 민족을 거론하기 전에 올곧은 국민부터 되어야 할 것이다.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계속하여 해마다 이어지고, 서해 경계도 철통같이 이뤄져 대한민국이 영원히 번영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국방은 군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일심동체가 되어 국가수호를 위한 용사가 되어야 한다.

국립대전현충원엔 천안함 순국용사뿐 아니라 많은 애국자와 호국용사들이 잠들어 있다. 몇해 전 중상한 부상병을 후송하기 위해 헬기에 동승했던 고 선효선 소령(간호장교)도 안장되어 있다.

선 소령은 부상병을 수도통합병원에 후송하고 심야에 헬기로 귀대하다가 양평 용문산에서 헬기가 추락하여 순직했었다. 군 복무는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도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군 복무를 무사고로 끝낸 군복무필자에게 공무원시험에 일정한 가산점을 주어, 군 복무자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어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1985년 필자가 문경고등학교 상담교사로 근무할 때 모셨던 박택상 교장선생님이 자주 머리에 떠오른다. 박 교장선생님은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나라 국(國)자는 반드시 약자로 쓰지 말고 정자로 쓰게 하셨다.

나라 국자를 약자(略字)로 쓰면 무심결에 국가관이 해이해지는 것이다. 국가관이 투철한 박택상 교장선생님을 짧은 기간이나마 모셨던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