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마음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마음
  • 승인 2017.05.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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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19대 대통령이 뽑혔다. 18대 대통령이 탄핵으로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정치라는 괴물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에고이즘의 존재로서 정치적 속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한 말도 그런 이유다. 정치라는 무형적 개념을 실체화로 변환시키는 사람들이 바로 전문적 정치인들이다. 인간사회를 견인하는 많은 체제 가운데 정치는 상위적 위치에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정치의 향방이 국가체제와 구성원들의 행동을 제어하는 경우가 있다. 정치가 거대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지만 형성되는 과정은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추하다. 형편없는 각종 생선쪼가리로 매끈한 소시지를 만들어 내는 것과 흡사하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의 큰 방향은 국민다수의 동의로서 결정된다.

그 방법이 선거다. 정치를 만드는 현실적인 모임의 실체가 정당이다. 정당은 구별되는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자기 이념을 구현하는 사회체제다. 국가체제를 구성하는 국민들은 선호하는 정당에 후원하고 투표로서 자기의사를 표현한다. 여느 때와 같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후보자들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내 놓고 이성적· 감성적 호소를 하였다. IT시대에 사는 국민들의 두뇌는 과학을 닮아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거방법의 양상도 많이 달라졌다. 15명의 후보자의 얼굴이 가로로 길게 연결되어 담벽에 걸려있지만 보는 이가 없다. 선관위가 규정에 따라 그런 벽보를 붙여놨겠지만 막대한 돈 들여가면서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생각을 선거행정이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끄럽던 길거리의 확성기 소음도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투표자의 마음이 찬반으로 나뉘는 과정이다. 5인의 후보자 가운데는 수년전부터 대통령이 되려고 꾸준히 학습해 온 정치인도 있었지만 정치의 파도에 휩쓸려 조직화 세력화도 부족한 상태에서 얼떨결에 대통령후보자로 나온 정치인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소신을 내 세우면서 미래의 자기정치를 저울질 하는 정치인도 보였다. 하지만 정치와 선거풍토에 전과 다른 면면들이 보여 한국정치가 성장하고 있다는 감이 있다. 국제적· 국내적으로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가운데 당선된 대통령은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 강대국들이 ‘코리아패싱’을 하면서 자기 과시를 하는 가운데 북핵 위협, 사드방위비, 한미 FTA 재협상 등 코앞에 닥친 난제들이 있다. 녹록치 않는 국내문제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대통령의 권위를 지키는 일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새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미리 읽으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했고 국민들도 이를 알고 표로서 선택했다. 새 대통령은 종전의 무소불위한 힘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그렇게 생각하겠금 정치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촛불집회와 태극기부대, 세월호, 적폐청산 같은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말도 없어져야 하고 통치과정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거나 보여서도 안 된다. 분권과 협치, 통합정부 같은 말도 쉽게 했지만 선거용으로만 사용했다면 국민들의 노여움을 살 것이다.

대통령의 통치는 법 규범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이 말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와 손발은 맞추라는 의미다. 지금 과반수인 150명을 넘는 정당이 없다. 하나의 법안을 만들려면 야당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국회가 전과 같이 반대로만 일관한다면 이 나라는 영영 희망 없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앞으로도 국회의원들이 옛 그대로라면 국회의원 줄이자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새 대통령의 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늘 국가를 위한다거나 국민을 입에 달고 있지만 가만히 보면 모두가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 새 대통령이 자기 정당과 지지자들만 껴안고 나라경영을 도모한다면 국민들로 부터 질타와 배척을 당할지도 모른다. 요즘 국민들의 정치눈이 아주 밝아지고 있다. 필자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국민들의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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