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자 선정
대구시장 후보자 선정
  • 승인 2018.02.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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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평창올림픽보다 북에서 온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각인된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김여정의 돌연 방남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그의 겉모습에서 독재 가문의 냄새는 없었고 그저 조신한 여성으로만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현송월에 취했고 김여정에 극진했다. 북한측의 외교기획이 놀랍기만 하다. 문대통령의 북한 사람들에 대한 공들임을 보면서 앞으로 남북관계의 전망을 감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북한 사람들이 휘젓고 간 열기 때문인지 동계 올림픽이 밋밋하게만 느껴지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다. 김정은의 문 대통령 초청에 부산한 정부는 이제 올림픽에 눈을 돌려야 한다. 잘 되고 있다고 할지 모르나 뭔가 아쉬움이 있다. IOC에 경기 장소만 제공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10여 년간 공들여 열린 올림픽은 우리의 자긍심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다. 올림픽 기간이라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 하고 싶은 말을 절제하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많은 말들이 나올 것이다. 북의 올림픽 참여에 엄청나게 공을 들인 정부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올지 궁금하다. 그 결과는 대통령의 인기도와 함께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구시장을 여당에 내 주면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집권세력들은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2년 후의 총선 승리는 물론 그들의 소망인 20년 정권유지 연장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한국당은 보수의 지킴이 격인 대구시장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묘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대구시민들에게 보수를 강조하면서 ‘문 닫아야 한다’는 말을 넌지시 던져본 것은 아닌가. 홍 대표는 대구시장 후보자 선정방법을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출마 여부를 지켜 본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당의 후보자 선정 방법은 후보자끼리의 경선과 정략적 결정 두 가지다. 홍 대표는 김 장관의 출마 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실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의 생각이 일관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좌우지간 대구시장 선거에서 실패한다면 홍 대표에게 정치적 시련을 안겨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안 그래도 홍 대표는 당내 갈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대표의 정치적 수사에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은 대구시장 후보예상자들이다. 그들은 경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중앙당에서 정략결정을 했을 때 뒤엎을 방도는 없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주민들은 김부겸을 구사일생으로 국회의원이 되게 했다. 거듭 김 장관은 대구시장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도 대구는 보수성이 강한 지역인데 1개의 지역구 국회의원과 달리 8개의 구·군지역구를 아울러야 하는 대구시장 선거에 투신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 문제는 꿈을 가진 그의 정치 진로에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나가라고 하면 어쩌겠나. 홍대표가 대구시장을 정략결정하게 될 경우 어떤 인물이 부각될까. 김부겸을 이길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홍 대표가 김 장관의 출마 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은 의중 인물이 있다고 봐야 한다. 오늘날 모든 선거의 풍향은 후보자 간 경선주의를 선호하는 쪽이다. 지금 대구시장에 나올 인사들은 경선을 예상하면서 물밑 움직임을 보인다. 홍 대표가 대구시장 후보를 정략적으로 결정하면 그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의 지도력에 큰 금이 갈 수도 있다. 홍대표의 고민을 덜어주면서 대구시장 후보를 매끄럽게 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정략후보로 내세울 인물도 다른 모든 예비후보자들과 함께 경선에 부치는 것이다. 경선에서 정략적으로 내세운 인물이 1위 후보자가 되면 금상첨화다. 행여 다른 후보자가 뽑혀도 홍 대표에게는 해로울 것이 없다. 문제는 정략적 인물이 경선을 거부하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조정할 책임은 홍 대표에게 있다.

한국당이 대구는 보수지역이니까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이다. 수성 갑 주민들이 왜 민주당 김부겸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는지도 더듬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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