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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미투’에 ‘위드유’로 답하자

기사전송 2018-03-07, 2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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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대
구경북본부 공동대
‘#미투’로 상징되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 및 성폭력 고발운동’의 목소리가 여러 분야에서 커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세찬 불길은 이중적인 성문화를 유지해왔던 우리에게 가히 혁명적이다. 그동안 알려진 바로도 권력형 성폭력은 한두 사람, 한두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는 미세한 세포조직처럼 곳곳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성차별적 의식과 구조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새로운 성문화를 제대로 만들어가자는 것과 문제가 생기니 남녀가 서로 부딪치지 말자는 것이다.

후자는 ‘펜스룰’로 나타나는데 아예 여성과 접촉을 원천 차단해 오해나 문제의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단둘이 식사하지 않고 아내가 옆에 없으면 술자리에도 가지 않는다는 것으로 미국에서 지난해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되자 펜스룰을 따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사회 내 여성의 기회를 축소하고 여성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어리석은 반응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피해자는 울고 있지만 가해자는 의식하지 못했거나, 알고도 그러려니 앞에서는 쉬쉬했던 병폐를 이제는 없애자는 것이다. 나의 아내와 딸, 여동생과 지인이 상사에 의한 성폭행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문제 해결에 대한 바램은 어렵지 않게 생긴다.

권력관계의 하층에 놓여있는 피해자는 ‘NO’라고 말하기 힘들다. 이때 피해자 옆 주변인의 말 한마디나 대처가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는 힘이 된다. 웃거나 동조하지 않는 것이다. 성폭력이 발생한 이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공감하며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일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발생한, 안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고발했던 수행비서는 “여러 번 신호를 보냈고 눈치챈 한 선배에게 얘기를 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저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군가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힘을 보탰다면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투는 위드유가 함께 할 때 고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이 왜 이제까지 침묵했냐고 묻는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고 하면 될까? 성폭력 문제를 제기하면 피해자들이 오히려 무고나 명예훼손 등으로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해결은 커녕 개인에 대한 비난과 함께 일을 그만 둬야 한다는 두려운 마음에 말하지 못하고 안된다고 포기하며 지내다 이제야 용기를 내게 된 것이다. 이것이 사회운동 아닌가. 혼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힘들지만 누군가 함께 한다는, 믿어준다는 연대의식은 용기를 내서 말할 수 있게 한다.

성폭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굉장히 엄격하고, 명예훼손은 입증이 쉽다. 피해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서서 바로 걷기를 강요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법무부는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피해자 보호방안을 분명하게 마련해야 하며 피해자들이 피해를 말한 후에도 일터에서 더 굳건하게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가해자는 범죄에 걸맞은 처벌과 징계를 받고 피해자는 보호받고 상처를 치유하도록 지원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개인 간의 성(性)이 아니라 권력이다. ‘#미투’로 상징되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 및 성폭력 고발운동’은 것은 남성들의 성윤리에 기반한, 권력에 의해 자행된 ‘폭력’을 문제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성별권력이 내재되어 있다. 남성(성)이 인간의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여성(성)은 열등하고 성적이며 ‘낮은 사회적 지위’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기에 권력은 구조적인 성차별의 문제를 생산한다.

우리 모두는 남녀가 선후배로서, 동료로서 신의에 기초해 일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투 운동에 위드유로 답해야 한다.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어떠한 조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맞고 있는 초유의 문제,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도 풀리지 않는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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