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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기사전송 2018-03-12, 20: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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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한반도에 봄이 왔다. 겨울이 지나면 으레 오는 봄이지만 올 봄은 따뜻해서 불안한, 참 이상한 봄이다.

한반도를 찾아온 이번 봄은 갑작스럽게 떠나버릴 듯한, 화를 잘 내는 손님 같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급작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될 것이라 경고했던 세력이 무색하리만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역할은 눈부시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크레이지(crazy) 리더십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은 그뤠잇(great)하다. 아직 봄은 완연히 오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우리 국민에게 주는 봄 선물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번 봄 선물은 마치 곧 돌려주어야 할 것 같아 차마 풀어 볼 수 없는 선물 같다. 이 불안감은 아마 이번 선물을 김정은과 트럼프가 함께 보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껏 목소리 높여 싸우던 사람들이 갑자기 너무 큰 선물을 보내온 것 같아서 당황스럽다. 언제 또 마음이 변하여 선물을 다시 돌려 달라 할까 불안하다.

우리 특사들이 방북한 날에 제의한 남북정상회담, 김정은의 제안을 다 듣기도 전에 45분 만에 정상회담을 수용한 트럼프의 즉흥적인 결정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리얼리티 쇼를 보는 듯하다. 북한이 수십 년간 그렇게 원했던 미국대통령과의 대담을 단순에 성사시킨 김정은의 책략에 트럼프가 협상 테이블에 눈감고 걸어가서 마주 앉을 것 같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급작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정상회담을 보면서 ‘혹시’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염려의 ‘혹시’가 아닌 기대의 ‘혹시’이다. 그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혹시’ 우리가 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이전에 미처 몰랐던 놀라운 경륜을 갖춘 지도자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는 ‘혹시’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고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걸출한 지도자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대한민국의 통일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것은 그의 지지자들조차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봄에 그의 그런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또 그가 보낸 선물을 받았다.

‘혹시’하는 마음으로 기대하는 또 하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뒤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나 하는 기대이다. 미국의 유력 언론의 하나인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초청을 응낙한 갑작스러운 태도와 변덕스러운 그가 이처럼 중요한 국가 안보이슈에 대해 아무 준비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보도했다.

사실 NYT의 보도처럼 세계 평화를 위한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마치 도박을 하듯이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의 국가 의사결정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사업을 하듯이 결정하는 이러한 일들을 보며 ‘혹시’하는 기대를 해 보는 것이다.

이런 차에 지난 주 있었던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는 어떤 종교인들도 가지기 쉽지 않은 역사의식과 그의 신앙 고백이 담겨 있었다. 그것들은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된 일에 하나님의 행하심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사실 우리나라 곳곳에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 그 분들의 기도는 ‘혹시’하는 기대를 ‘역시’하는 감탄으로 바꾸는 동력이 된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나는 우리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 ‘혹시’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잘 아는 목회자로서 하나님의 행하심에 대한 ‘혹시’하는 기대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많은 분들과 함께 기도하고자 한다. 성공적인 이번 정상회담은 대한민국과 모든 인류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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