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자 경선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자 경선
  • 승인 2018.03.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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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미투에 걸린 안희정 전 지사, 헌법 개정, 남북회담 등등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져 정신이 없다. 6·13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먹고 살기에 바쁜 국민들은 무관심과 관심의 중첩으로 괜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많은 문제들을 제쳐놓고 대구시장 선거를 조명해 보려고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구시장 후보를 내는 것을 보고 난 후 공천 방법을 정하겠다고 하더니 김부겸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침잠하자 예비후보자들 간 경선으로 확정지었다.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는 현 대구시장과 장관을 지낸 분, 전 구청장 2명을 합쳐 4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대구지역 신문과 한 방송사가 공동 실시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자 후보자 3명이 반 권영진 연대를 천명하면서 단일화 협의에 들어갔다. 이들은 권 시장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현직 프리미엄 때문이라며 단일후보 쪽으로 결집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권 시장은 세 후보 모두 합쳐도 자기 지지율에 채 미치지 못한다면서 여유작작이다. 3인은 권 시장을 향해 보수 정체성의 불분명, 통합공항유치 실패 등으로 대구경제 약화를 말하고 있지만 구체성이 결여돼 보인다. 조용히 순조롭게 3자가 합의하여 한사람으로 의견 통일, 권 시장과 대결 한다면 정치인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단일후보를 내자면서도 아전인수 격이라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A후보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 시장 교체지수가 높은 상황에서 후보를 숫자놀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책토론회를 먼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B후보는 여론조사든 기타 방법이든 상식선에서 단일화 방안을 제안 한다면 따르겠다고 한다. C후보는 시민의 선택을 받은 단일후보가 현 시장과 최종 승부를 겨루는 것이 순리라면서 시민참여 여론조사를 하자는 입장이다.

정치인의 합의라는 것은 정치적인 호불호를 따져 주고받음이 없으면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단일화 주장 3인을 두고 누가 제일 낫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잣대는 없다. 객관적인 자료를 얻는 방법이 이른바 여론조사다. 물론 여론조사의 허점도 있다. 그러나 섬세한 설계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조사·분석된 여론조사는 어느 정도 바람직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대구시민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이는 불가능 하다. 유권자가 얼만데 겨우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큰 가마솥에 끓인 소고기국 맛이 어떤지 알기 위해서는 한 두 숟갈로도 충분하다. 여론조사도 이와 닮았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지만 과학적인 조사방법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로 선거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권 시장을 상대로 1인의 후보자를 내겠다는 발상은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식상함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같은 당 예비후보끼리 경선하여 최종 후보자를 내거나 경쟁당의 후보를 꺾기 위해 같은 당의 후보끼리 연대하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봐 왔다.

그러나 이번 대구시장 예비후보자들처럼 같은 당 소속이면서 현 시장 한사람과 대결하기 위해 3인이 단일화하는 사례는 잘 보지 못했고 익숙하지도 못하다. 단일화로 결정된 예비후보는 또 권 시장과 경선해야 하고 여기서 승리한 자가 당의 후보자로 낙점되고 다당 체제에서 여러 당의 후보자들과 선거전을 펼치게 된다. 첩첩산중 선거다.

예비후보자가 선의로 합의하여 권 시장과 대결하겠거니 기대하고 있던 시민들은 선거 피로에 젖어 있다. 모르긴 해도 과연 대구에서 보수 시장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시민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예비 후보자들에게 조언 드린다. ‘합의 될 수 없는 자가당착으로 정치인의 선명한 모습을 잃지 마세요. 권 시장을 포함한 4인이 경선하여 페어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정책 토론회를 통하여 자신을 알리고 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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