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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지역정치의 기울어진 운동장

기사전송 2018-05-02, 21: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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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
동 대구경북본부공
동대표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일찍 주어진 편이다. 1948년 민주적인 법체계를 가진 국가의 수립과 동시에 여성참정권은 획득되었다. 그런데 정치참여에 있어서 여성들의 투표권만이 아닌 정치가로서 여성 참여는 동등하지 않다.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자치가 부활되는 과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풀뿌리 자치의 부재는 여전하다. 실제 주민자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데 반해, 주민의 참여정도는 낮다. 거기다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정치와 지역공무원의 ‘충성자치’는 지방자치의 전시행정화를 부추기고 있다.

지방자치 국민의식조사 결과, 지방자치로 주민참여 기회가 확대되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일반국민은 ‘확대되었다’라는 긍정의견이 30.2%, 전문가는 긍정의견이 65.2%로 나타나 일반국민의 체감도가 전문가보다 낮음을 알 수 있다.

10년 전 작성된 ‘한국의 사회비전’은 여성권한척도 측면에서 향후 2030년에는 여성지위가 세계 20위권 안에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2006년 당시 한국의 여성지위는 남녀개발지수가 25위로 나타나 비교적 여성개발의 정도는 높으나 이에 비하여 여성권한척도는 80개국 중 53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 있었다. 여성권한척도는 여성의 의회 의석점유율, 관리직·전문직 종사자 비율, 소득면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근거로 정치와 경제분야에서 여성이 어느 정도의 권한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척도로서 양성평등에 있어 여성의 정치 참여가 중요함을 역설하는 지표다.

정치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이 지역사회를 위한 가치배분의 실질적 주체로서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지방자치제도는 과거 중앙정부와 지역사회 소수의 독점물이었던 정치행위를 지방과 주민들에게 되돌려 줌으로써 민주주의 이념을 실천하고자 한다. 참여를 통하여 주민은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주체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여성은 지방정치의 주체로 등장하게 된다. 지역에서의 삶과 관련된 문제들은 여성들의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지식과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방자치를 생활정치라 하며 지방분권이 진전될수록 생활정치의 영역은 넓어지게 되며, 그에 따라 여성들의 참여와 역할은 더욱 중요시된다.

실제 지방자치 이후 지역민의 정치적 대표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 선거가 대표적이다. 지방자치가 부활된지 27년이 지난 현재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장은 243명이며 지방자치단체 의원은 광역자치단체 의원 789명, 기초자치단체 의원 2천898명으로 총3천687명에 이른다.

이 중 여성비율을 보면 광역자치단체장 0명(0%), 기초자치단체장 9명(3.98%), 선출직 광역의회의원 58명(8.2%), 기초의회의원 369명(14.6%)로 아주 낮다. 비례대표직은 광역의회의원 55명(65.6%), 기초의회의원 363명(95.8%)으로 전체 여성의원비율은 광역의회의원 113명(14.3%), 기초의회의원 732명(25.3%)로 나타나지만, 여전히 임계치인 여성의원 30%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한국의 성 격차지수는 144개국 중 118위로 평가되었다. 국회의원의 여성 비율 17%, 광역의원 여성 비율 14%, 기초의원 여성 비율 25%로 성별 격차가 크다.

지방자치의 실시로 여성의 정치참여가 중앙집권적인 정치상황에 비해 늘어나게 되었으나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은 남성에 비해 아주 낮으며 지난 20여 년 간의 추이를 보더라도 여성의 비율이 일정 수준으로 높아지는 경향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제 6회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그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도 보였으며 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예비후보, 각 당의 경선결과 등을 보면 진전했다고 보기 힘들다. 실제 지역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여성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전략공천도 여성을 비켜가고 있는 바, 오히려 여성의 정치참여가 후퇴하는 모양새이다.

각 정당은 공직선거법상 이미 여성공천 30% 이행이 있어서 지킬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여성후보가 없다고 한다. 여성들이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불평등한 남성중심의 정당문화,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보다는 복잡하고 이기적인 권력 구조 때문이 아닐까? 여성의 참정권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정책은 정치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기울여진 운동장이 바로 서야 제대로 걸을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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