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雨雹)으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자
우박(雨雹)으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자
  • 승인 2017.03.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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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식 대구기상지청장
우박은 대기불안정에 의한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대기 중 수증기 입자가 지면으로 낙하하지 못하고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과냉각(過冷却)된 빗방울과 충돌하여 입자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면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지난 3월 1일 밤, 남부 지방에 대기불안정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내렸고, 부산 남쪽으로는 콩알 크기의 우박이 떨어졌다. 보통, 우박은 지면이 서서히 데워지기 시작하는 4월이나 5월에 약 5km 상공으로 영하 35℃ 이하의 강한 한기가 지날 때, 대기불안정에 의해 가끔씩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3월 초에 떨어졌다.

이번 현상은 북서쪽에서 다가온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저기압 통과 시 따뜻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다소 기온이 올라있던 지면 위로 영하 30℃의 강한 한기가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남부지방으로 집중적인 대기불안정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우박이 가장 많이 관측되는 지역은, 분지로 형성된 낙동강 상류의 경북북부내륙지방이다. 이 지역에는 공기가 소산되지 못하여 4월 말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많아 상층으로 강한 한기가 유입되면, 늦은 오후나 밤에는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우박이 자주 떨어진다. 고체 강수인 우박의 낙하 속도는 대체로 우박 직경(直徑)의 제곱근에 비례하여 초당 미터의 속도로 표현하는데, 이번에 부산 지역에 내린 우박은 직경이 약 1㎝ 가량이므로, 대략 1㎧로 봐야 한다. 직경이 2㎝이면 낙하속도가 4㎧, 3㎝이면 9㎧ 정도로, 직경과 낙하속도가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떨어지는 우박을 직접 맞으면 위험하다.

고체 강수가 이러한 낙하속도로 떨어지므로 낙상을 당하면, 인체뿐만 아니라 건축물이나 농작물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농작물의 실제 피해 사항을 살펴보면, 2015년 6월 13일 오후 5시 30분 즈음, 경북북부내륙지역에 우박이 떨어져 영주·안동·상주에 약 622ha의 과수와 밭작물이 파열되는 피해가 있었다. 2014년 5월 28일 오후에도, 경북 동해안 지역과 북부내륙지역으로 우박이 떨어져 약 1,852ha의 농작물 피해를 입혔다.

2014년에 떨어진 우박의 직경은 우리나라 동전 100원의 지름 정도로 약 2㎝가량이었다. 이러한 농작물의 피해가 있을시에는 병해충 방제와 생육증진을 위한 영양제 살포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농작물 피해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정부지원도 있겠지만, 농민들 개개인도 우박 피해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고, 실제로 금융권이나 보험업계에서도 이러한 상품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예상될 시에 낙뢰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우박도 예상이 되면 문구를 더하여 전송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도 우박이나 지진, 기상특보 시에 긴급방송이나 자막 등으로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현상에 대하여 많은 주의 행위를 하고 있다.

기상청의 좀 더 정확한 방재 예보와 통보에서의 신속·정확도 향상되어야 하겠지만, 국민들도 좀 더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본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우박이 떨어질 때는 무엇보다 머리에 낙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근처의 건물이나 낮은 언덕 밑으로 몸을 피해야 되며, 대기불안정 상황에서 천둥이나 번개가 칠 수 있으므로 나무 밑에 있거나 전기·금속류를 가까이 하면 안 된다.

기상청과 국민이 자연재해에 대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우박뿐만 아니라 여타의 기상재해도 완전한 방재는 어렵겠지만, 피해의 최소화는 분명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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