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가 올 때는 ···
회색 코뿔소가 올 때는 ···
  • 승인 2017.04.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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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국채보상운
동기념사업회 전문
위원
이제 각 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선정되고, 치열한 경쟁의 시기가 도래했다. 국민들, 아니 유권자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내적으로 더욱 단결하고 통합해야 할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선동에 자꾸만 갈라서고만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늘어나는 정부의 재정적자, 가계의 부채증가, 기업의 수익성 악화, 청년실업의 증가, 복지수요의 증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산적해 있다.

일찍이 하인리히는 1대 29대 300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는 한 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게 마련이고, 그 주변에 또다시 300번 이상의 징후가 나타난 바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제도 괜찮았고 오늘도 괜찮았는데 내일이라고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즉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블랙스완(Black Swan, 검은 백조)같은 국가적 재난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시해 오다가 한국전쟁이라는 참화와 IMF라는 고통을 겪었다.

지금도 이러한 수많은 경고와 황색 신호등이 깜박거리고 있다. 아니, ‘회색 코뿔소’가 쿵쾅쿵쾅 엄청난 경고음을 내면서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세계정책연구소 미셸 부커 소장이 2013년 처음 사용한 이 회색 코뿔소가 멀리서 육중한 몸을 흔들고 다가오는데도 우리는 알아채지 못한다. 설사 눈치 챘다고 해도 무시하고 만다.

이젠 정치인의 입과 행동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 이제는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 신경과학자인 탈리 샤롯은 인간은 장밋빛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긍정적인 사건 발생가능성을 과대평가하고, 부정적인 사건 가능성을 무시하는 경향 말이다. 장밋빛 안경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그리 유익한 도구는 아니다. 돌발 상황으로 만들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블랙스완이라는 문제아를 만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이 선거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하인리히 법칙을 이해하고, 블랙스완을 경계한다면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유권자들은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집적 나서야 한다.

이제 투표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선거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미래세대의 청년들까지도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나라를 어려움에서 구해내야 한다. 회색 코뿔소가 달려올 때는 투표가 최선의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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