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서원과 은행 나무
도동서원과 은행 나무
  • 승인 2017.07.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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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용 금화늘푸른복지재단 이사장
낙동강이 한 눈에 내려 다 보이는 다람재를 굽이굽이 내려가니 넓은 마당에 노오란 은행나무가 마치 수문장처럼 도동서원을 지키고 서 있다 ‘소학동자’ 한훤당 김굉필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선조 대에 현풍면 비슬산 기슭에 쌍계서원이란 이름으로 창건 되지만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져 선조37년에 구지에 재건하여 도동 서원으로 사액 받게 된다. 흥선대원군 때 서원 철폐령 때에도 훼철 되지 않은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 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5대 서원 중 하나이다. 김굉필 선생은 한양의 정릉동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이곳 현풍이며 현풍은 선생을 기리기 위한 서당이 남겨져 있다 이처럼 우리 달성은 조선의 정신, 한국의 정신적 기반을 담당 하는 고장으로 우뚝 자리 매김하고 있다.

스승 김종직선생이나 김굉필 선생 그리고 그의 문하생들은 학문의 이유를 벼슬길로 나아가기 위한 도구로 보지 않고 유교적 가르침, 수양을 통해 성인에 이를 수 있고 각자 수양으로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몸소 실천 하여 나 자신부터 완성 된 인격체가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소 바른 마음 가짐, 몸 가짐을 실천 하고자 일평생을 소학을 배우고 익히며 실천하고 소학을 가르쳤다.

선생의 스승인 김종직 선생이 성종 대에 이조참판이라는 높은 벼슬에 올랐건만 현실 정치에 대하여 제대로 비판을 하지 않고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자 참다못해 시를 써서 스승님께 드렸다.

“겨울에 가죽옷 입고 여름에 얼음 먹는 것이 살아가는 길이지만 비 개면 다니고 장마 지면 멈추는 것만 어찌 잘하는 일일까요? 난초같이 깨끗한 분도 세상 따라 변하고 만다면 이제 소가 밭 갈고 말을 타는 것이라 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선비가 큰 뜻을 품고 관직에 올랐으면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보통 사람들처럼 살면 그 선비의 말을 누가 믿겠냐는 뜻이다.

그렇지만, 평소의 가르침대로 행하지 않는 스승에게 드리는 이러한 간언은 스승을 모함 한다는 죄목으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스승을 공경하지 않는 예의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 서당에는 학생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 소학을 가르쳐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한 그의 이상과 어머니를 잘 봉양하고자하는 현실에 맞닥들이게 된다.

김굉필 선생은 김종직선생의 문하이면서도 조정에서 드러내 놓고 정치적 싸움을 하지 않았지만 결국 김종직선생의 조의제문 사건이 불거져 그의 제자로서 당파를 이뤄 조정을 반역하고자 했다는 죄목으로 평안도 희천으로 귀양길에 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귀양지에서 운명적인 만남 조광조를 제자로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인생은 세옹지마 라 했던가 조광조는 중종 조에서 높은 관직에 오르지만 결국 중종의 정적이 되어 그 일생을 마감하고 그와 함께 스승 김굉필선생도 정적의 괴수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그 시대의 시류와 맞물려 정적을 만들고 반대 의견을 가진 고관대작들에 의해 모함과 오해와 결국은 죽음까지 당하게 된다.

조광조는 위민의 시각에서 백성에게서 거두는 세금의 경감을 통해 정치적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세금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산재해 있는 복지 정책을 잘 수행하려면 공정한 세금과 공정한 복지 수혜자를 선발 해야 한다. 위정자들은 모두 민초를 위해 일하고자 한다.

김굉필선생의 제자 조광조도 도학정치를 꿈꿨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과 중종과의 동상이몽적인 동침, 훈구파를 벼랑 끝까지 내모는 편협된 사고는 오히려 자신을 해치게 된다.

김굉필 선생, 조광조 선생 그 외 문하들은 자신들은 붕당을 이뤄 자신들의 이익대로 정치를 하지 않았지만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닐 것이다. 위정자가 진정 사익을 위해서 한 것인지 민초를 위한 것인지 항상 대립되는 두 가치관의 상생, 협조, 견제에 의해 세상은 굴러가야 되는게 아닌지!

시류에 휩쓸려 살지 않더라도 나에게도 참 너에게도 참을 찾으며 더불어 살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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