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삶의 인문학
<수요칼럼>삶의 인문학
  • 승인 2017.12.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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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 본부장
김창국(전 매트라이프생명 영남본부장)


대학에서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은 인기가 없어진지 오래지만 사회에서 인문학에 대한 접근과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특히 몇 년 전부터 불고 있는 인문학의 바람은 기업체는 물론이고 백화점문화센터나 교육기관에서도 거세다. 결국 인문학이 인기를 끄는 여러 근거들 중에 하나는 애플컴퓨터의 스티브잡스가 주역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그가 한말 중에 가장 울림이 있었던 것은 “내가 소크라테스와 오후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내가가진 애플의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애플이 내놓은 많은 제품의 기반이 결국은 인문학적인 사고와 힘의 덕분 이였다. 스티브잡스는 물론이고 조지소르스, 워렌비펫과 같은 많은 투자가들 역시 인문학을 공부하고 철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CEO들과 기업에서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울대 인문학과 배철현 교수는 말한다. “인문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학문이 아닌 사람의 위대함을 끄집어내는 학문입니다. CEO든 재소자든 누구든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즉, 인문학은 사람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엔지니어들이 인문학 즉,사람에 관심을 가지면 제품이 달라진다.

인문학은 그것이 ‘어떻게 살 것인가? 가 아닌 ‘왜 사는가?’와 같은 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업이 망해서 무일푼인 친구가 있었다.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리고 보니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몇 번의 자살을 시도 했고, 물에도 뛰어던 적이 있었다. 결국 그를 일으켜 세우고 살아갈 이유를 느끼게 만들어 준 것은 고전인문학 책들이었다.

자신의 고통스런 경험들이 비록 자신을 삶의 밑바닥으로 끌어 내렸지만, 지금은 그 밑바닥을 통해 삶의 밑바닥을 단단하게 하는 반석으로 바꾸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가능한가 ? 불편함을 대하는데 있어서도 공학과 인문학은 다른 태도를 취한다. 공학은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인문학은 불편함에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기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인문학의 상상력과 감수성에는 한계가 없다. 스티브잡스가 이야기 한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필자가 경험했던 세일즈 분야는 이러한 인문학적 사고가 어떤 분야보다 필요하다. 필자는 스토리텔링이나 인문학이 이야기 되던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를 이야기 하면서 그런한 것들을 내가 파는 상품속에 녹여내었던 것 같다. 그곳에 감동과 희망이 머무르고 나 자신이 단순한 세일즈맨이 아니라 희망을 파는 상인이었음을 깨닫곤 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대기업의 경기를 빼놓고 일반서민들 특히 대구의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한파만큼이나 차갑다. 앞서 자살 할려던 친구의 이야기처럼 , 죽을 만큼 힘들고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좌절을 느껴 본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런 고통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다는 사실을···

다윗왕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다윗왕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승리감에 도취되어, 금세공사에게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담은 한 문장을 새긴 금반지를 한달 안에 만들어 오라고 했다. 이 명령을 받은 금세공사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가장 지혜롭기로 소문난 다윗왕의 아들 솔로몬 왕자를 찾아 갔다. “ 왕자님! 다윗왕께서 세상의 모든 지혜를 담은 한 문장을 새기라는 데, 그것이 어떤 문장 일런지요?” 솔로몬은 답했다.“ 예 그것은 인간이 기쁠때나 슬플때나 그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하고,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의 성취와 자만심을 자제케 하고 패배했을 때에도 용기를 주는 문장이어야 합니다.

바로 그 문장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국가의 아픔과 시대의 고통을 느끼게 했던 2017년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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