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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고

안전한 삶의 시작

기사전송 2018-05-01, 21: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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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안전보건공단 경북지사장)


어제 구미시에 소재하고 있는 섬유회사에서 근로자 한 분이 작업 중 회전하는 와이더(필름을 감는 장치)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였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제 상주에 소재한 농가에서 축사 지붕의 선라이트 교체공사 중 실족하여 6M 높이에서 떨어져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있은 후여서 충격이 더하다.

우리 주변의 이런 사고뿐만 아니라 금년에도 각종 언론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에 관한 뉴스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어 주변의 위험과 불안요인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욕구를 더욱 갈망하게 한다.

안전하다는 것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사람의 사망, 상해 또는 설비나 재산손해 또는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상태가 전혀 없는 것을 말한다. 물적인 위험(danger) 및 정신적인 괴로움을 일으키는 것(evil)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설명하면서 안전에 대한 욕구는 생존을 위한 생리적 욕구에 이어 두 번째 단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주장하였듯이 보통의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기를 원하고, 이는 인류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오늘날의 사회구조와 산업구조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사회학자 율리히 벡(Ulich Beck)이 통찰하였듯이 현대 사회에서 풍족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행위로 인해 더 크고 다양하고, 치명적이며 복합적인 사고의 위험에 직면하는 ‘위험사회’가 된 것은 아이러니로 볼 수 있다. 또한 요즘은 눈에 보이는 사고뿐만 아니라 갓 태어난 어린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하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에 급성으로 중독될 경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흡입, 접촉할 경우 암을 유발하는 인자로 작용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우리들이 매일 호흡하고 있는 대기 중에도 인체에 해로운 미세먼지가 포함되어 있어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것들은 장소, 설비, 기계기구, 물질을 특정 지을 수 없으며 사고는 누구든, 언제든,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대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주는 생산 활동을 그만하고 각종 유해요인들을 피해 옛날로 돌아가자고 할 수도 없다. 이제 위험은 어느 정도 감내하고 통제하며 살아가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이의 최소화, 제거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위험을 대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다행인 것은 우리 주변의 사고를 유발하는 많은 요인들은 노력에 따라 제거 또는 대체가 가능하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대응한다면 인명에 대한 사상은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속해있는 산업안전 분야의 사고들을 조사해 보면 거의 모든 사고가 본인이나 동료의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 기계·기구 및 설비의 자그마한 결함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위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르거나, 혹 알더라도 그에 대한 대비를 무시하거나 정해진 보호장비 등을 적절하게 착용하지 않아 사고의 피해를 키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일을 하는 작업장의 바닥에 작업도구를 비롯한 재료들이 여기저기 방치되어 걸려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 지붕과 같이 높은 곳에서 일을 하면서 안전대 등 떨어질 것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채로 작업하다 다치는 사고, 또한 20여년 사용하여 고장이 잦은 기계를 계속 사용하거나, 유독물질을 저장하고 있는 탱크의 노후된 밸브를 방치하여 일어나는 사고 등은 사전에 한번만 위험요소들을 생각해 보았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그렇다면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사고를 예방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가 언제 어디에 있든 우리 주위에 어떤 위험요소들이 있으며, 그것들이 실제 사고로 발생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바로 안전한 삶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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