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계 생명체 또는 병원체 같은 미생물들의 이야기는 종종 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인간은 미생물의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14세기 초 흑사병의 원인이었던 페스트라는 병원 미생물로 인해 유럽 인구 절반이 생명을 잃었을 때도 있었고 19세기 중반에는 식물 역병균의 감염으로 아일랜드의 주 식량원인 감자를 수확할 수 없어 격심한 굶주림을 겪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도 때때로 신종플루 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많은 미생물로부터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미생물이 인간에게 이렇게 해악만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만 이 지구상에는 이로움을 주는 미생물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빵과 술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발효 미생물인 효모는 다양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상업용 포도주를 담글 때 사용하는 전문적인 미생물과 맥주나 양조에 사용되는 하면발효 효모가 있다.
스테로이드 화합물의 산화 생성 등 여러 분야에 이용되는 미생물인 누룩곰팡이는 된장, 간장, 감주, 청주 등의 양조용 유기산 발효용으로 사용되고 녹말, 단백질 팩틴 분해효소나 글루코오스옥시다이제등의 효소 제품의 제조용으로도 사용된다. 털곰팡이는 누룩을 만들 때 사용되며 포자낭 표면에 있는 포자들이 녹말을 당화하고 알코올을 발효하는데 효과적인 미생물이다.
유산균의 일종으로 채소표면에 살다가 김치로 옮겨 김치의 발효를 담당하고 식중독균을 죽이는 항생 팹타이드를 생산하는 바이젤라 코리엔시스는 일명 김치 유산균으로 불린다. 또 전통적인 장을 담글 때 발효를 담당하고 유용한 효소를 많이 내서 산업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한 고초균이란 미생물도 있다.
이렇게 미생물은 자연계의 모든 곳에 존재하면서 오늘날의 인류의 삶에 큰 역할을 수행하였고 현재에도 지구 생태계가 유지 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철저히 지구인으로 위장하며 살아가는 외계인을 찾아내는 맨인블랙 영화의 MIB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지구상에 전염된 미지의 우주 미생물을 찾아내어 우리 인류를 지켜내야 하는 일을 수행해야 할 날이 곧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구본성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물질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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