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유전자보존을 위한 개미의 집단희생
<발언대>유전자보존을 위한 개미의 집단희생
  • 승인 2012.07.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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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청년, 이수현을 아시나요? 2001년 1월 26일 일본 도쿄 어느 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자신을 위함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그 마음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기에 희생이라는 그 말에서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희생은 유전자와 진화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진화론의 가장 기본은 모든 생명체 자신들의 번식을 위해 진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더불어 다른 생명체들에서도 번식이 아닌 희생을 찾아 볼 수 있어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번식을 위해서 행동하도록 진화했다는 다윈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 개미와 벌과 같은 사회성 곤충들의 무리에서 일개미와 일벌들의 희생으로 나타나고 있다. 희생은 자신들의 유전자를 퍼뜨리려는 개체 본능에 위배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왜 나타나는 현상인지 과연 진화론의 입장에서 설명할 수 있을까?

이타주의적인 행동인 희생이 어떻게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개체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제공한 사람이 있다. 그는 전설적인 영국의 유전학자인 잭 홀데인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일개미와 일벌들의 여왕개미와 여왕벌에 대한 희생을 이렇게 설명했다.

개미와 벌과 같은 곤충은 매우 독특한 성 결정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암컷들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암수의 유전자가 교합하여 태어나지만 수컷은 암컷의 유전자, 즉 한쪽만의 유전자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독특한 성 결정체계를 이해했다면 이제, 일개미와 일벌의 희생을 설명할 수 있다.
암수의 유전자가 교합하여 태어나는 암컷은 암수 각각의 유전자를 딱 50%씩 받고 태어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50%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개미는 자기가 스스로 자식을 낳는다고 한다면 다음 세대에게 자기 유전자 50%만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왕개미와 일개미와는 75%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때문에 순전히 유전자의 수치상으로 본다면 여왕개미를 도와 자신의 유전자 75%를 남기는 것이 개미들의 입장에서는 더 이득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생식적인 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여왕의 유전자들을 번식시키는 것이 더 많은 유전자를 보존해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인 것이다.

즉, 일개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번식보다는 희생이 유전자적인 관심에서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보면 홀데인의 설명 또한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번식을 위해 행동하도록 진화 했다는 다윈의 기본적인 생각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집단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물체의 기본적인 본능은 그 집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안일평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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