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17일 화요일    단기 4351년 음력 6월5일(庚戌)
  • 김영란법을 사랑합니다
    김영란 씨 한마디에 왜 이게 그리 큰 문제가 되고 소란스러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부정 청탁은 해서도 있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정의는 무너지고 부정부패가 만연해..
    06-18 21:15
  • 곁점
    주꾸미 매운 볶음을 먹었다 사나흘 내내 볶인 주꾸미처럼 내장을 오그린다 매움에 곁점을 찍어야 했는데 주꾸미와 볶음에 점을 찍느라 매움을 건너뛴 까닭이다 요점이 되는 것을 건너뛰는 내 버릇은 소화되지..
    06-14 22:20
  • 산수유
    산수유 피었습니다 작은 꽃 하나하나 의지하고 기대며 큰 하나로 피었습니다 노란 꽃 하나, 둘, 셋 …여덟, 아홉 세월에 갇힌 채 시간의 파도를 넘어 다 못한 말 전하려 봄 보다 먼저 피었습니다 *..
    06-13 23:19
  • 충분한 슬픔
    구석 탁자 머구리 한 마리 막걸리 한 사발로 숨 고른다 반쯤 벗어 내린 슈츠에서 뚝 뚝 바닷내 나는 오후가 떨어지고 마른 멸치 똥 발라내는 문 밖에서 삼천리를 달리고 싶던 자전거는 기운다 일흔 생..
    06-12 21:15
  • 부드러운 가시
    붉은 열매 몇 알 맺지도 못 하면서 한 켠에 서 있는 대추나무 마당 여기저기 자꾸 새 순을 내민다 오늘은 또 두어 걸음 장독대 콘크리트 깨진 틈으로도 아뿔싸, 저러다 낡은 방바닥까지 뚫고 나오지 않..
    06-11 21:23
  • 진돌전(傳)
    진돌이가 마당 가 감나무 그늘에 누웠다. 6개월짜리 아이/ 옆구리를 젖은 땅에 맡기고, 팔자 좋게, 팔다 리는 저만큼 다 내던지고/ 긴 혀는 뿌리 뽑아 늘인 채, 정말 꼭 죽은 모양으로 땡감 하나..
    06-10 21:09
  • 산악자전거 타기
    15층 헬스장에서 자전거를 탄다 창밖으로 앞산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은 기분만이라도 산악자전거를 타고 고산골로 들어가 능선을 달려볼 생각이다 힘껏 페달을 밟으니 꿩이 먼저 반갑게 이사하고 새빨간..
    06-07 21:32
  • 돌고 도는 선풍기
    선풍기 돌아간다 저녁에서 새벽까지 거실에서 베란다에서 쉼 없이 돌고 돈다 불면증에 걸린 나의 뇌가 회전을 하다가 멈추다가 오밤중에 눈을 떠 사방을 살핀다 열대아의 밤, 시계는 2시를 향해 같은 보폭..
    06-06 21:08
  • 규찬이
    유난히 낯을 가리는 7달바기 제 사촌동생이 낮잠 자다 일어나 앙 울음을 터트렸다 식구들이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질 않자 1년 7개월 규찬이가 ‘엄마’ ‘엄마’ 하면서 엄마를 찾아주려 나섰다 두..
    06-05 20:58
  • 독짐
    열 살배기 주연이 발뒤꿈치가 아파 아슬아슬 발끝으로 다닌다 병원을 가고 약을 발라도 통 효과가 없다 보다 못한 주연이 할매 할아버지가 쓰던 묵은 연장통에서 망치를 꺼내 나와 주문을 왼다 열 살 먹은..
    06-04 18:51
  • 소크라테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소크라테스는 인간적인 약점과 함께 겁과 용기를 동시에 지닌 참인간이었고 참 스승이었다 그는 懷疑하는 법을 가르쳤던 것이다 이 점에서 제자들뿐 아니라 후세의 지식인들에게..
    06-03 21:32
  • 파 탑
    서부 정류장 삼각지 첫차타고 왔는지 턱하니 선수치고 전을 펼친 저 여자에게 초겨울 바람은 칼날 같은 손 내밀었다가 이따금 햇살 한 줌 얹어줍니다 손톱 빠진 엄지손가락 끝으로 허옇게 벗겨내는 아랫도리..
    05-31 21:26
  • 나는 밤하늘을 봤다 오늘은 마침 달도 밝아서 하늘이 보였다 점. 점 불빛 같은 별들도 보이고 바람이 부는지 구름이 달 쪽에서 별 쪽으로 간다 구름은 저 천공 중에서 사라지거나 언젠가 비가 되거나 눈..
    05-30 21:23
  • 기차역과 냉면집은 무슨 상관이 있나
    기차역과 냉면집은 무슨 상관이 있나. 없어진 기차역은 없어져 이제 이도저도 아니지만 사라진 것은 모두 추억이 되어 그저 아름답기만 하여 그냥 가기는 아쉬워 이것저것 섞인 냉면을 먹으면서 잠시 지나간..
    05-29 21:26
  • 같은 오늘
    우리 아이 뗀 젖과 기저귀가 오늘은 어머니의 콧줄과 기저귀로 우리 아이 한글 떼기 스티커가 오늘은 어머니 공부시간에 붙이는 스티커로 성질 급해 떼어 낸 상처딱지에 오늘, 뜨겁게 스며드는 모두의 기..
    05-28 21:34
  • 초복
    죽전리 이장님 때마침 마누라가 건네준 16만원 들고 개 한 마리 사서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올여름도 목이 타는 날들을 견뎌내려면 뭐니 해도 개새끼가 딱이라 서둘러 목줄을 묶어 나무에 매달려는 순간 고..
    05-27 21:13
  • 춤추는남녀무늬항아리
    나는 이제 흙이 되기로 하네 흙이 되어 목이 긴 저 민무늬 대문을 열고 들어가 별빛보다 먼 여행을 할 것이네 그리하여 전생 이전의 전생 태고의 내가 살던 마을에 당도하면 한 줌 고운 흙으로 당신을..
    05-24 21:57
  • 그곳에서는
    춘란은 눈보라에도 푸르름 잃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때죽나무는 뿌리 내린 곳이 좋아 제자리를 지킵니다 그들은 피우는 꽃이 예뻐도 예쁘다하지 않습니다 다람쥐는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어도 가지 않습니..
    05-23 21:56
  • 고향 성묘길에서
    높지도 아닐진대 숨 가쁜 산길을 오른다. 삼백예순날 누워 하늘만 바라보시던 울 엄니 화들짝 놀란 바람이 등을 떠민다. 스무 살 꽃비 내리던 날 뜬눈 감지 못한 한 서린 윤사월 밤 큰외삼촌 등지게에..
    05-22 21:42
  • 79년 단촌역
    막차가 지나간 역사 인근 여인숙에서 묶던 낯선 겨울밤은 깊고 어두웠다 아랫목에 엎드려 선데이 서울 마지막 장 펜팔란을 읽으며 무료함을 달랬다 귓밥 얼얼한 추위에 등뼈 꺾인 벌판도 낮게 엎드려 있었다..
    05-2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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