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저녁놀을 바라보며 퇴근했다
저녁밥은 산나물에 고추장 된장 넣고 비벼먹었다
뉴스 보며 흥분하고 연속극 보면서 또 웃었다
무사히 하루가 지났건만 보람될만한 일이 없다
그저 별 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라고 자책하면서도
남들처럼 세상을 탓해보지만
늘 그 자리에서 맴돌다 만다
세상살이 역시 별 것 아니라고
남들도 다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살라고 하시던 어머니 말씀 생각났다
사실 별 것도 아닌 것이 별 것도 아닌 곳에서
별 것처럼 살려고 바둥거리니 너무 초라해진다
한심한 생각에 눈 감고 잠 청하려니
별에 별 생각들 다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오늘 하루 우리 가족
건강하게 잘 먹고 무탈한 모습들 보니
그저 고맙고 다행스러워
행복의 미소 눈 언저리까지 어려온다.
◇공영구=“심상” 신인상 당선 1998 민족 문학상 수상
시집 <엄마의 땅> <여자가 거울을 보는 것은>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장 역임
<감상>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 모습을 엿본다. 이 시를 통해 나의 적나라한 일상이 보이는것 같은 동병상련을 느낀다. 지금은 홀몸 아닌 건사할 식구를 거느린 책임이 더해지니 나 보다 식구들의 안위에 내 행복이 구속되어 가는. 이것이 진짜 인생 이구나 깨달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가겠지! 이왕이면, 기쁘고 행복하다 여기며 살아가야겠지!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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