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리라는 걸 알면서도
탑을 쌓는다
세상에서 가장 허술하게
세상에서 가장 초라하게
탑을 쌓는다
사랑
대책 없이 미련한 일이던 것을
혼자서 소중하게
가슴짝 뜯어내어
탑을 짓는다
그리움은 밑에다 깔고
간절함은 위에다 세우는데
무거운 건 왠지 가슴속일까
봄 아지랑이 보다 더 또렷이
눈앞에 서있는 세월이 서러워서
◇박종하=1976년 동인지 맷돌에 시를 발표함으로서
문학 활동을 시작함.
1980년 석간수 문학동인, 2006년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현)낙동강문학 작품심사위원장, 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
시집 <어느 꿈결 같은 세월의 오후> <세월>
<감상>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행하는 행위, 부질없는 행위인 줄 알면서도 행하는 행위, 지난 뒤 발자취에 남긴 흔적은 가슴속으로 무거운 짐이 된다. 준비되지 않는 우리들의 나약한 모습, 세월은 다음 것을 위하여 흐르고 있는데….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