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안다
이 서러운
가을
무엇하러
또 오는 것인가 …….
기다리고 있었다
네모진 궤상 앞
초가을 금풍(金風)이
살며시
선보일 때,
그녀의 등허리선
풀 멕인
광목 날
앉아 있었다.
아, 어느새
이 가을은
그녀의 마음 안
들여다보았는가.
덜 여문 사람은
익어가는 때,
익은 사람은
서러워하는 때.
그녀는 안다
이 빛나는
가을
무엇하러
반도(半島)의 지붕 밑, 또
오는 것인가…….
◇신동엽=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아사녀> <금강>
주요작품 <진달래 산천> <산에 언덕에>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감상> 한 여름 무더위에 힘들기도 했지만 모든 생명들에겐 절정의 시기였다. 시간은 머물러 있지 않고 서늘한 바람에 짙은 초록의 열정이 누릇누릇한 성숙으로 물들어 가겠지! 우리 마음도 넉넉하게 익어가야겠다.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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