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김수영=1945년 문예지 <예술부락>에
〈묘정의 노래〉발표
대표적 작품〈달나라의 장난>〈헬리콥터〉
〈병풍〉〈눈〉〈폭포〉
<감상> 사람은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해 인격이 완성되어 가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 삶은 무의미한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늘 자기인식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살아 있는 한 희망한다. 어떠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견뎌 낸다면 곧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길을 스스로 책임지고 무수한 갈림길에서도 반성하며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는 시인의 마지막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절망이라고 억지로 희망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나와 무관하게 오는 절망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절망이 희망을 낳는 것이 아니라 바로 견뎌내는 그 자체가 희망이 되는 것이리라.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