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1930년 박용철·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 활동하면서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언덕에 바로 누워> 등의 시를 발표 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전개
시집 <영랑시집> <영랑시선>
<감상> 아름답고 풍요로운 계절 가을, 그 가을이 어느 듯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물들어간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건만 지난여름의 무더위 탓인지 눈부시게 청명한 가을 하늘과 조금씩 물들어가는 단풍잎을 볼 때면 감회가 더욱 새롭다. 전라도 방언으로 재밌게 가을을 표현한 김영랑시인의 ‘오메 단풍 들것네’ 시가 절로 입가에 맴돈다.
감잎보고 놀란 누이처럼 다가오는 추석날을 떠올리면 어릴 적 내 한 자락의 추억도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듯하다. 가을 햇살처럼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아 객지에 나가 있던 온 가족이 모여 하하호호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가을의 정서도 무르익겠지만 사랑과 행복도 더욱 무르익어 가리라 생각된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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