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돌아오지 못할
강 건너서서
두고 온 빈집
산에 풀어 놓고
허공 도는 바람으로 오는가
동강 난 고사목
한세상 살다 간 흔적
혼자 남아도 좋을
나무로 살다 갔지
◇이정애=『한맥문학』으로 등단
대구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회원
대구여성문인협회 (전)회장
<감상> 죽은 나무, 즉 고사목은 말라 비틀어져서 죽어버린 나무를 일컫는다. 고목이라고도 한다. 세상의 어떤 나무든 제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넓지 않다. 그럼에도 모두 하늘을 가졌다. 그래서 고사목에게 산은 빈 집이다. 하늘을 가진 나무에게 무슨 집의 소유가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바람으로 돌아와도 좋은 나무는 비록 육신이 동강이 나버렸지만, 하늘과 땅을 모두 품은 채 시인에게 돌아와 시어로 남았다. 나무의 간절함이 연리지로 남은 경우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홀로 서는 나무는 사람과 많이도 닮아 있다. 이미 죽어버린 나무의 생명조차 세상을 위한 이로운 가치로 거듭난다. 사후에도 땔감이나 가구로 쓰이며, 우리의 삶의 방정식을 풀어낼 지도 모를 ‘희생과 봉사’의 가치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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