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숙
<한국시> <문학춘추> 등단. 한국문협, 부안문협, 문학춘추작가회.시집 <미가엘, 질문하시면> 발표
<한국시> <문학춘추> 등단. 한국문협, 부안문협, 문학춘추작가회.시집 <미가엘, 질문하시면> 발표
가을밤이 깊어지면
귀뚜라미 짜르르 짜르르 울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어떻게 울어야 하나
궁 리 하 네
귀뚜라미는 저물어 가는 가을밤이
안타까워서 울고
나는 푸른 가을 하늘이 징허게도 아름다워 울까
생 각 하 네
◇문정숙
<한국시> <문학춘추> 등단. 한국문협, 부안문협,
문학춘추작가회.시집 <미가엘, 질문하시면> 발표
<감상>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시를 쓰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품의 수준이나 기교의 능숙한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참 곱지 않은가. 시인의 시집 <미가엘, 질문하시면>에 수록된 작품이다. 한 편의 동시를 본 느낌이랄까. 애를 쓴 흔적이나 수없이 많은 수정을 거친 흔적이 보이지 않는 편안함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가을밤은 쓸쓸하고 고즈넉한 풍경을 연상하게 하지만,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그 공허함을 채워 주기도 한다. 귀뚜라미가 울어대니 시인은 어찌 울어야 할지 궁리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의도적인 한 행의 띄어쓰기가 이채롭다. ‘궁리하네.’와 ‘생각하네.’를 후렴구처럼 배치함으로써 호흡하는 시간의 안배를 자연스럽게 해결했다는 것도 자연스럽다. 귀뚜라미는 가을밤이 안타까워서 울지만, 시인은 가을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울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 같은 느낌을 주는 시는 분명 명시는 아니다. 허나 고운 마음으로 쓴 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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