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울었다
아니, 울 수밖에 없었다
상류를 향한 삶의 진로에 걸림돌이 된다고
언제부턴가 가정 갖기를 꺼려하는 사회
가정이 있으되 비워진 아이의 자리
자녀 키우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힘든 시집살이를 거부하는 이 땅에서
묵묵히 부족한 안주인의 자리를 메우지만
좋은 환경 만들어 주지 못하고 눈물짓게 하는
우리는 거추장스런 외투로 인해 무능력하다
오늘은 웃었다
아무리 봐도 낮선 모습인데
그녀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정겨움
타국에서 온 그녀이지만
엄연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한국인의 아내 이고
한국인 아이의 엄마
한국인의 며느리인 까닭이다
지구촌, 예측키 어려운 미래
그녀로 인한 조국의 미래가 보이는 까닭이다
대한민국이 그녀들로 인해 빛나 보이는 까닭이다
◇정광일 = 한국시민문학협회 자문
시집 <바람이었네> <겨울에 우는 매미>외 다수
<해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이기주의가 되어갈까? 수년 내 인구 절벽이 도래할 것이라는 예언이 잇따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건 제도적으로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의 미래를 타국의 여성들에게 맡겨야 할 이유가 없다. 참 낭패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1연의 울음에서 2연에 웃음의 반전이 일어나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한데도 뭔가 씁쓸하다. 자꾸 뒤가 돌아보아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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